G20 의장국이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 대회에서 4강의 신화를 이룩했다. IT 초강대국이다. 세계의 조선업계를 좌지우지 한다.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세계 전자업계의 지존으로 등극했다. 한류(韓流)가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전 세계를 삼킬 기세다….
한국이 자랑할 만한 것을 열거한 것이다.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학기술에서 스포츠, 문화에 이르기까지.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여러 달이다. 그렇지만 피겨 스케이트 퀸 김연아의 감격 스토리는 아직도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산업화에 성공해 경제대국이 됐다. 민주화에도 성공했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이룩한 눈부신 발전이다. 세계사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이 대한민국을 외국인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인 스스로가 생각하는 한국과 세계인이 보는 한국은 얼마나 다를까. 그에 대한 한 단편적인 답을 영국의 BBC 방송이 최근 제시했다. 한국 등 세계 28개국 2만9,977명을 대상으로 국가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그 조사결과 세계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반드시 고운 것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주는 이미지, 한국적 소프트 파워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32%로 나타난 것이다.
말하자면 세계인 10명중 3명만이 한국을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부정적으로 한국을 본 사람도 30%다. 그러니 한국을 향한 외국인이라는 타자의 시선은 그렇고 그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한국을 부정적으로 비치게 하고 있을까.
그 한 가지 단초는 분단국가라는 대한민국의 태생적 아픔과 한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BBC 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보는 나라는 태국이었다. 부정적(58%)으로 보는 시각이 긍정적(23%)이란 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왜 이토록 부정적인가. 뒤늦게 밝혀진 사실이지만 조사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담당한 현지 대행사가 설문지의 ‘남한’을 ‘북한’으로 오역해 배부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마치 남한에 대한 인식인 것처럼 발포됐다는 것이다.
태국의 에피소드는 그렇다고 치고, 또 다른 요인은 없을까.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의 모습에서 혹시 그 답이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
“집시보다도 한인이 더 혐오스럽다.” 퍽 오래전 아르헨티나에서 나온 여론조사결과다. LA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었다. 지난 90년대 LA 카운티 인간관계 위원회가 인종간의 갈등과 관련해 조사를 한 결과 한인에 대한 다른 인종그룹의 시선은 극히 차가 왔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크래시’에 나오는 한인의 모습, 다시 말해 다른 소수민족을 깔보고, 돈에 지독한 모습을 한인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조사는 한인들이 흑인계를 비하하는 용어가 열 가지가 훨씬 넘는 것으로 밝히기도 했었다.
한국인의 이미지는 외국인들에게 과연 어떻게 비쳐질까. 그 답의 상당부문은 LA에, 미주에, 또 지구촌 곳곳에 살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그려가는 자화상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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