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항 속속 재개… 정상화는 불확실
▶ 화산재 또 분출 영국·덴마크 상공 확산 긴장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전면 중단됐던 유럽의 항공기 운항이 엿새 만인 20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됐다. 한때 영국은 또 다른 화산재 구름이 영국 상공 쪽으로 퍼지고 있다는 관측에 따라 영국은 이날 오후 다시 금지시켰다가 오후 10시를 기해 항공기 운항을 전면 개방했다.
유럽 각국은 항공기 운항금지 조치를 서서히 완화하기로 한 유럽연합(EU) 긴급 교통장관 회의의 결정에 따라 이날 국제선 장거리 항공편과 국내선 운항을 부분 재개했으나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은 이날 오전부터 항공기 운항을 부분 재개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이에 따라 이날 국제선 항공의 4분의3가량이 정상적으로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공항당국은 전망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공항에서도 항공기 이착륙이 이날부터 제한적으로 재개됐다.
하지만 유럽 최대 공항인 히드로를 비롯해 개트윅 공항 등에서는 여전히 엿새째 운항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과도한 운항규제를 비판하는 항공사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항공기 운항이 일단 재개됐으나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지적이 없지 않아 완전 정상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 툴루즈 소재 화산재예보센터(VAAC)와 영국 항공관제센터(NATS) 등이 새로 분출된 화산재 구름이 이동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전면적인 운항중단 사태가 재연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VAAC와 NATS는 “아이슬란드에서 분출된 새로운 화산재 구름이 영국과 덴마크 등지의 상공으로 퍼지고 있다”고 밝혀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VAAC는 이 새로운 화산재 구름은 27일께 영국 상공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슬란드 경찰도 이날 성명에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분출활동이 활발하며, 3개의 분화구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화산에서 분출되는 화산연기를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 화산재가 줄어들면서 항공 운항이 40~50% 재개되고 있는 반면에 또 다른 화산 폭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
때아닌 ‘공항 노숙자’… “마드리드로 탈출”행렬
■항공대란 이모저모
여행자보험 보상비 수백만달러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촉발된 항공대란 여파로 항공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업계의 피해가 ‘분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여행자보험사 ‘AATIA’를 인용해 이번 항공대란 여파로 미국에서 청구될 여행자보험금 규모가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여행사와 보험사들은 이번 ‘사건’을 날씨와 연관된 보험금이 지급돼야 할 사례로 판단하고 있다. 화산 폭발로 교통이 마비된 것은 여행자보험의 자연재해 조항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여행자에게 하루 150~250달러, 많게는 1,500달러까지 보상이 가능하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CSM)는 이번 화산 폭발로 미국 기업들이 본 피해가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최악의 경우 2주 동안 뉴욕 관광을 취소하는 사람들만 16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경우 지역 경제엔 2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의미한다. 미국 발 유럽행 항공기 결항에 따른 손실도 누적되고 있다. 화물운송 차질은 물론이고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것도 상당한 손실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대란이 6일째로 접어들면서 뉴욕 J.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때 아닌 노숙을 하는 여행객들도 점차 적응을 하는 모습이다.
몸을 대충 씻고 손으로 물을 털어내고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던 사람들은 이제 아예 샤워도 하는 분위기다. 벨기에에서 온 일가족은 터미널 바닥에 커피 테이블을 만들어놓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있다.
◎…유럽에서 발이 묶인 고객들은 버스·열차·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 필사의 탈출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목적지는 스페인 마드리드. 이번 화산재 대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유럽에서 몇 개 안 되는 공항이 있기 때문이다. 마드리드 공항 출발 홈에는 엄청난 줄이 늘어서 있다.
렌터카도 북적인다. 독일의 렌터카 회사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독일 뮌헨으로 편도 이동에 1,000유로700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이 항공기 운항을 재개한 20일 뱅쿠버발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를 이용해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출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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