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통과된 크레딧 카드 개혁법으로 카드 회사들이 이자나 수수료를 가지고 장난치는 일은 크게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사실상 규제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곳이 있다. 크레딧 카드 리워드 프로그램이다.
카드 회사들은 저마다 자기 카드를 이용하면 얼마나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를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그러나 얼마나 쉽게 이런 혜택이 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카드 적립 포인트에는 제한 기간이 있다. 미국에서 크레딧 카드를 가장 많이 발행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시티의 경우 5년이 지나면 무효가 된다. 얼마나 많은 포인트가 시효에 걸려 사라지는지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지만 한 해 동안 포인트를 써먹는 고객이 전체의 1/4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보면 엄청난 수치일 것으로 짐작된다.
오랫동안 카드를 사용하지 않거나 페이먼트가 늦어도 무용지물이 된다. 디스커버의 경우 18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거나 두 달 연속 페이먼트가 늦을 경우 쌓아놓은 포인트가 모두 날아간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는 페이먼트가 60일 늦은 고객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지만 다시 정상적으로 갚아나가면 사용권을 회복시켜 준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사용권을 돌려받으려면 29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카드 혜택 중 시비와 불만이 가장 잦은 것이 항공사 마일리지다. 항공사들은 카드 회사에 무제한으로 마일리지를 팔 수 있지만 보너스 좌석을 얼마나 배정하느냐는 완전히 항공사 재량에 달려 있다. 마일리지를 많이 팔면 팔수록 소비자들은 보너스 좌석 이용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거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포함 대다수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시효제를 도입해 놓고 있다.
한국의 소비자 보호원에 따르면 이 두 항공사의 한 해 마일리지 판매 수입은 1,518억원에 달한 반면 고객에 제공한 마일리지 혜택 총액은 517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일리지를 이용해 한 해 1,000억에 달하는 폭리를 취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금융감독원은 그 규제를 추진 중이다.
지금은 보편화된 항공 마일리지가 시작된 것은 30년전 지금은 사라진 웨스턴 항공사가 LA-샌프란시스코 구간 이용자들에게 할인 쿠폰을 발행하면서부터다. 주요 항공사로는 아메리칸이 이를 본받아 ‘A어드밴티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것이 매출 신장과 이익에 톡톡히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너도나도 앞 다퉈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다 누적된 마일리지가 나중에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오자 시효제를 도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항공사도 비즈니스니까 매출을 늘리기 위해 전략을 짜는 것은 좋으나 보너스 좌석 수는 그대로 놔두고 마일리지를 남발한 후 시효와 보너스 마일 수를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의 자성과 당국의 감독이 요망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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