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티에 필요한 5가지는 식수,식량,천막,희망,치안
이글은 미서부 국제기아대책 사무총장으로서 베이지역 교회가 모은 구제헌금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3일부터 4일간 아이티를 방문하고 돌아온 민찬식 목사(.샬롬교회 담임)의 방문기이다. 민 목사는 지진참사 현장과 구호 활동 상황,무엇을 도와야하는지등을 실제로 보고 느낀 내용을 토대로 자세하게 적고있다. <편집자 주>
지진 참사를 당한 아이티에 구제헌금을 전달하기 위해 2월 3일 새벽6시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 도밍고공항에 내린 시간은 밤 11시 30분이었다. 도니미카 김현철선교사님께서 마중나와 반갑게 교제를 나눈 후, 다음날 새벽 5시에 아이티의 수도 Port-au-Prince를 향해 떠났다. 7시간의 운전 끝에 아이티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탁형구 선교사님을 만나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구석구석을 둘러 보았다.
외곽에서 볼 때 허물어진 도시는 가까이 들어갈수록 점점 피해가 더 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동네 마다 먹을 것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화장실이 없어 노상방뇨로 인한 암모니아 냄새와 쓰레기 썩는 냄새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지진으로 부상 당한 자들, 굶주림에 허덕이는 수많은 이재민들, 집을 잃고 텐트촌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40만명의 지진 피해자들이 살고 있는 천막촌, 유엔군 부대, 병원, 고아원, 그리고 여러 구호단체들을 둘러 보았고, 한국에서 온 국제기아대책, 글로블 케어, 굿 피플, 대한 적십자사, 소망교회의 봉사 활동도 자세히 접할 수 있었다.
아이티 수도에서 만난 고아원 원장 백삼숙 선교사님과 여러 고아원을 돕고 있는 박병준 선교사님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어린 아이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미주 교회들이 어린 아이들 돕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35만명의 부상자중 절반이 어린 아이들이고, 부모가 죽은 고아들도 넘쳐나 ”World Vision”을 비롯한 여러 선교단체에서 제한된 숫자의 고아들만 돌보고 있는 상황이라 했다. 현재 2세 이하 약 30만 명의 아동이 절대적인 영양결핍 상황에 놓여있고 6개월에서 5살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설사와 파상풍, 홍역 예방접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학교 숫자는 8,000개로, 1백 80만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고, 인신매매의 위험에 까지 노출되어 아이 한 명당 $50에 거래되는 소식도 듣는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한 영양공급과 의료활동을 미주 한인교회들이 책임져 달라고 선교사님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들에게 접근 금지 구역인 임시 텐트촌도 둘러 보았는데, 주변의 쓰레기와 오물로 인한 냄새 때문에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일인용 좁은 텐트안에는 3-4명이 함께 생할하고 있었고,
취사도구와 물, 그리고 먹을 양식이 없어 주민들의 생활은 매우 비참하게 보였다. 텐트촌 안에는 아직도 일어나는 강간, 약탈, 인신매매 때문에 밤에는 전등을 들고 공동으로 불침번을 서야 한다고 했다. 2만명의 유엔 평화유지군들의 치안도 텐트촌 안에 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티의 텐트촌안에 당장 필요한 것은 양식외에도 약자들의 안전, 공동 샤워시설, 그리고 임시 화장실임을 알 수 있었다.
아이티에서 9년을 보낸 탁형구 선교사님은 3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를 대비해 튼튼한 텐트를 주민들에게 보급하는 사역에 주력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만난 국민일보 기자들은 탁형구 선교사님에게 “아이티판 쉰들러 리스트”라는 칭호를 붙여주기도 했다.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교사님의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아이티를 떠나기전, 미국 국제기아대책 총재인 Ben Homan을 만나 아이티 구호사역에 대한 장기 계획도 들어 보았다. 국제기아대책에서는 앞으로 아이들 교육사역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프로잭트를 가지고 있으며 미주의 후원 교회들과 함께 아이티 아동교육을 책임질 계획임을 밝혔다. Peter Howard 구호팀장을 비롯해 30명의 기아대책 봉사자들은 물과 곡식을 담을 수 있는 큰 플라스틱 통을 나눠주기 위해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무실을 나오는데 아이티 기아대책 책임자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렇게 부탁했다. “기도를 보내주세요! 선교사를 보내주세요! 무너진 아이티는 쌀과 옥수수 같은 구제품으로 복구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위에 아이티가 복구되도록 도와 주세요!”
이번 아이티 방문을 통해 아이티를 버리신 주님이 아니라 아이티와 함께 고통당하고 계시는 주님을 볼 수 있었고, 아이티 복구를 위해 미주 한인교회들을 부르시고 계시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돌아 오는 내내 강도 만난 자를 도운 선한 사마리아 인처럼, “너희도 가서 이와 같이 하라”는 주님의 부탁이 귓전에서 떠나지 않았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 했다. “강도만난 아이티를 위해 너희들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주지 않겠니?”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