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되는 듯하던 평통 간부의 홀인원 조작 파문이 오히려 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위원들이 “정확한 진상조사도 없이 이서희 회장이 홀인원 파문을 서둘러 봉합하려 한다”고 반발하며 회장단 공식 사과와 임원진 총사퇴, 관련위원 영구제명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위원은 20명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범 초부터 낙하산 논란으로 삐걱거렸던 LA 평통이 결국 반년도 지나지 않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반발 위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이서희 회장이 조작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내부적으로 무마하려 했고 ▲홀인원 스폰서를 선 위원이 홀인원 보험금을 지불해야 하는데도 평통이 이것을 부담했으며 ▲문제가 될 기미를 보이자 이를 덮기 위해 조작 당사자와 스폰서가 입을 맞췄을 가능성 등이다.
홀인원 조작 파문이 보도된 후 본보 편집국에는 많은 독자들의 성토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이들의 반응은 “그러면 그렇지”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요약된다. 14기 평통 출범을 앞두고 본보는 사설을 통해서 평통위원들의 수준과 자질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 13기의 경우 행사나 회의 출석률이 30%에도 못 미치는 출석부진 위원이 44%나 됐으며 연회비를 내지 않은 위원도 수십명에 달했다. 위원 인선이 개인적인 봐주기나 선심 차원에서 이뤄질 경우 평통은 자질 논란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이번 14기 평통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평통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LA 평통의 홀인원 조작 파문에 대해 본국의 평통 사무처는 “개인이 벌인 일탈행위를 가지고 대통령이 임명한 조직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만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조직의 문제는 곧 구성원의 문제이다.
이서희 회장 입장에서 보면 일부 위원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서운하기도 하고 화도 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감정적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홀인원 조작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는 이서희 회장 체제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위원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에게 홀인원 조작이 더 할 수 없이 좋은 공격의 빌미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조직의 책임자라면 반대의 목소리도 아우르고 갈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좀 더 확실하게 처신하고 집안 단속을 하는 엄격함이 있어야 했다. 서운함을 나타내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평통은 태생적으로 갈등과 반목의 소지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이다. 170여명이라는 많은 위원들을 이곳저곳에서 뽑아 임명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질을 유지하기 힘들다. 또 구성원들 간에 생면부지인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러니 비빔밥처럼 잘 뒤섞이기 힘들고 서로간의 연대감도 낮을 수밖에 없다.
요즘 ‘국격’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다. 국가에 격이 있듯이 커뮤니티에도 격이 있다. 그런데 커뮤니티 지도자임을 자처하는 인사들의 저질 행태를 보노라면 우리 커뮤니티의 격은 과연 어느 수준에 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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