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SF 발레 필두로 발레 산호세 등 베이지역 전역서 공연
연말(12월)이 되면 누구나 보고 싶은 작품이 아마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변화무쌍한 춤(발레), 음악적 아름다움을 겸비하고 있어 발레 중에서도 명작으로 꼽는 작품이다. 어딘가 우울하면서도 따스함이 배어 있고 동화적인 명랑함, 동경이 스며 있는가 하면 또 인생의 성찰을 느끼게 하는 꿈과 현실의 랑데뷰, 감성세계에 전하는 메세지가 환한 작품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빼놓을 수 없는 3가지의 주제가 ‘꿈’과 ‘마술’, 그리고 ‘사랑’의 변주곡이다. 1892년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독일의 알렉산드 뒤마 각색의 호프만의 작품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왕’을 내용으로 삼고 있지만 한 소녀(클라라)가 꿈 속에서 왕자로 변한 인형과 함께 환상의 나라로 빠져 들어간다는 아주 단순한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워낙 음악적으로 아름다운 데다가 2부 환상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국적인 춤의 파노라마가 말 그대로 한 편의 환타지, 극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원래 우울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결혼에 실패하는 등 사생활은 외롭고 불행했다. 동성애기질 때문이었는지 가정을 이루지 못했던 차이코프스키는 말년에 만인이 즐길 수 있는 역작 ‘호두까기 인형’통해 가정에 대한 동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아마도 ‘호두까기 인형’을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자식의 대신이라고 생각했는 지 그 속에는 그의 필생의 공력, 애정이 흔적이 역역하다. 서정과 환상, 우수와 격정, 명랑함과 화려함 등 그 속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 동생 때문에 부서진 장난감 인형(호두까기 병정)을 클라라 소녀는 정성껏 고쳐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놓아둔다. 잠을 자려는 소녀는 부서진 인형이 자꾸만 잊혀지지 않아 다시 트리 아래로 가 보고, 이 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장난감 인형들이 쥐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이때 병정으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님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호두까기 인형’에서는 ‘꽃의 왈츠’, ‘트레팍’, ‘콤페이도의 춤’, ‘중국인의 춤’ 등 아름다운 선율과 춤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하일라이트는 역시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님으로 변하는 순간일 것이다. 꿈이 현실로, 현실이 꿈으로 변하는 순간을 차이코프스키는 너무도 환상적인 선율로 수놓고 있다.
음악의 신비라고나할까, 아니면 기적이라고나할까, 부서진 장난감, 가엾은 호두까기 인형 때문에 클라라 소녀는 너무도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게 되고, 그 꿈을 바라보는 고독한 영혼들은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화하여 하늘을 나는 듯 황홀경의 극치를 경험하게 된다.
‘호두까기 인형’은 샌프란시스코 발레가 1930년 미주 초연을 성공시키며 SF 발레와 유난히 깊은 인연을 쌓아오고 있다. 2년 전 공연은 채널 9(PBS)을 통해 지난 해 연말 미 전국에 전파를 탔고 올해는 12월8일 막을 올려 12월27일까지 차이코프스키 발레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두까기 인형’은 SF 발레를 필두로 버클리 심포니가 연주하는 마크 모리스 댄스의 ‘호두까기 인형’이 12월11일부터 12월20일까지 젤러바흐 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며 오클랜드 발레와 발레 산호세 역시 12월24일, 12월10일 각각 호두까기 인형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
베이지역 발레단들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 대한 일정과 정보는 다음 웹 주소로 검색해 볼 수 있다.
SF발레: 12월8일-12월27, www.sfballet.org
발레 산호세 : 12월 10일-12월27일 www.balletsj.org
오클랜드 발레 : 12월24-12월27일 www.oaklandballet.org
버클리 마크 모리스 발레 :12월11일-12월20일 www.calperformances.org
<이정훈 기자> jungmus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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