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인구 조사를 정확히 한 나라는 로마 제국이다. 5년 마다 가가호호를 방문해 사람 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다. 로마가 이렇게 열심히 인구를 조사한 이유는 세금을 제대로 매기고 군대에 내 보낼 성인 남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로마가 실시한 인구 조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시저 아우구스투스가 실시했다는 것이다. 모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받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요셉이 만삭이 된 아내 마리아를 데리고 베들레헴에 와 마구간에서 예수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성서학자들은 이를 픽션으로 보고 있다. 로마 시대 어떤 문서에도 아우구스투스가 고향으로 돌아가 인구조사를 받으라고 지시한 기록은 없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로마인 수백만 명이 이동을 해야 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불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성서에 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성서 작가가 예수와 다윗의 후손 요셉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윗의 고향이 바로 베들레헴이고 그가 왕위에 오른 곳도 베들레헴이다.
로마에 못지않게 인구 조사를 열심히 한 나라는 중국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구 조사 문서는 기원 2년 한나라 때 것으로 당시 중국 인구는 6,00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돼 있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은 인구가 많은 나라다.
인구 파악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 경영에 필수적인 조세와 병역 의무를 매기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미국도 연방 헌법으로 최소 10년에 한 번씩 하도록 돼 있다. 1790년 처음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미국 인구는 390만 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조사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표본 조사를 해 방문 조사 수치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연방 대법원 판결로 이는 금지되고 오직 방문 조사만이 효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구 조사에 대한 참여도는 미국에 대한 귀속감이 덜한 이민자 커뮤니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미국 내 한인 수는 210만이지만 센서스 결과는 137만에 불과하다. 국토 안보부가 파악하고 있는 한인 불법체류자가 25만이고 유학생이 7만인데 이들은 거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을 것으로 봐야 한다. 거기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신고에 응하지 않은 한인까지 합치면 한인 인구는 센서스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정확한 한인 수치는 아무도 모르는 셈이다.
항상 나오는 얘기지만 인구 조사는 연방 하원 의석 등 정치적 파워는 물론이고 복지 혜택 등을 배정하는 자료가 된다. 또 한국 정부까지 재외 한인에 대한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가 반영돼야 한인 목소리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10년 만에 처음 내년 실시되는 센서스에 빠짐없이 참가하는 것이 한미 양국 정부에서 대접받는 길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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