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질병이다. 1348년부터 1350년까지 유럽을 휩쓴 이 질병으로 유럽 인구의 1/3에서 절반이 죽었다. 무역선을 타고 들어온 이 질병이 퍼지기 시작한 이탈리아와 남 프랑스, 스페인 등지는 인구의 70~80%가 죽어나간 곳도 흔하다. 이 병은 유럽 사람만 죽인 것은 아니다.
지중해 연안 전체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집트 같은 곳은 국민의 40%가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질병은 중세를 끝내고 근대가 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농민 절반이 사라지는 바람에 땅은 남아돌고 일손은 부족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임금이 크게 오르고 농민들의 지위가 상승했다. 또 이들 신분이 자유로워지고 일부는 도시로 몰려들면서 상공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이 병은 무엇보다 유럽 중세 문화의 핵심인 교회에 대한 일반의 믿음을 무너뜨림으로써 중세의 종말을 앞당겼다. 아무리 교회에 가 기도를 해도 이 병의 전파를 막거나 병자를 치료하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 더 많은 사람이 교회에 더 자주 갈수록 이 병의 전염 속도는 빨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병은 공기를 통해 퍼지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한 사람만 기침을 해도 주위 사람 모두가 감염되는 것이었다. 병을 막아달라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오래 기도를 할수록 환자는 늘기 마련이었다. 이 병 뿐만이 아니라 모든 전염병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환자를 격리 수용하는 것이다.
올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 플루가 10월말을 계기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다. 미국 내 11월 환자 수는 전달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고 신종 플루 위험 주도 46개에서 43개로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노르웨이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일부 지역에서 기존 백신이 듣지 않는 변종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공항이고 샤핑몰이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릴수록 전염의 위험도 커지는 것은 신종 플루나 흑사병이나 똑같다.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에 취약한 아동들에게는 백신을 꼭 맞힐 것을 권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예방책이 손을 씻는 습관이다.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공중전화, 손잡이, 키보드 등을 만진 경우에는 반드시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이런 데 묻은 세균은 30분 이상 살아 있다. 이런 것을 만진 후 악수를 하거나 손으로 음식을 먹으면 감염 확률이 크게 늘어난다.
이상 증상이 보이면 직장이건 길거리건 나다니지 말고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은 후 집에서 쉬는 것이 여러 사람 돕는 일이다. 한인 타운 직장 곳곳에서도 신종 플루 환자가 발견돼 즉시 귀가시키는 곳이 늘고 있다.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 나 하나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사람을 살리는 길임을 명심하면서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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