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고비 넘을듯..공화 필리버스터 좌절 전망
연내 통과 탄력..갈길은 아직 멀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총력을 다해 추진 중인 건강보험 개혁이 21일 미 상원에서 중대한 첫 고비를 넘을 전망이다.
미 상원은 이날 저녁 건보개혁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에 나설 예정으로, 그동안 입장을 유보해 왔던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 3명이 표결에 앞서 모두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민주당의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민주당이 표결에서 재적 의석의 5분의 3인 60석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할 경우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법적으로 무력화시키면서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민주당이 60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연내 건보개혁안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가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건보개혁안의 통과 여부는 극히 불투명해 지게 된다.
민주당은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의 주도로 2천74쪽 분량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상원에 제출해 둔 상태다.
민주당은 이날 표결에 앞서 중도성향의 벤 넬슨(네브라스카), 블랜치 링컨(아칸소), 메리 랜드류(루이지애나) 등 3명의 소속 의원에 대한 총력 설득전을 펼친 끝에 일단 이날 표결에는 찬성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마지막까지 찬성 입장을 유보해 왔던 링컨 의원은 표결에 앞서 이 법안의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해 국가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개선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면서 표결에서 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랜드류 의원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소기업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앞서 넬슨 의원은 전날 밤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종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화당은 소속 40명 의원들이 전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민주당이 찬성 60표를 확보하게 될 경우 더 이상 건보개혁안 논의를 저지할 수 없게 된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미 상원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는 30일께부터 이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하게 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심의 절차를 거쳐 연내에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법안에 대한 심의가 결정될 경우 미 상원은 향후 수주 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며, 이 과정에서 여러 수정안도 제출될 전망이다. 이후 상원은 심의 종료 여부를 둘러싼 또 한번의 표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 두 번째 표결에서 민주당이 재적 60석을 확보할 경우 다시 법안 내용에 대한 최종 표결을 실시하게 된다. 법안 자체에 대한 표결은 재적 과반수(51석)의 지지만으로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크게 유리하다.
상원에서 연내 건보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 7일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하원 건보개혁안과의 통합.조율 작업이 상.하원 조정회의에서 진행되며, 이후 단일안이 마련될 경우 다시 상.하원 본회의를 각각 통과해야 입법절차가 최종 완료된다.
미 언론은 상원에서 연내 건보개혁안 통과작업이 완료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고 전망했다.
CNN 방송은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잠시 숨을 돌릴 수는 있겠지만 축하를 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건보개혁안의 최종 통과까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도파 링컨 의원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보험(퍼블릭옵션)이 포함될 경우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데 반대표를 던질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약속한다고 말했고, 넬슨 의원도 법안 통과에 대한 표결에도 찬성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법안 내용에 대한 최종 입장은 여전히 유보했다.
현재 상원에 제출된 민주당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은 미국 국민 94%에 건강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8천490억 달러를 투입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현재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3천100만명이 추가로 보험혜택을 받게 된다.
또 공화당과 일부 중도파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는 공공보험 도입 문제와 관련, 각 주(州)에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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