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지금 캐나다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며칠 전부터 나가고 있는 TV 광고 때문이다.
현대 캐나다는 최근 한 고객에게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애프터서비스’를 했는데, 광고는 그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의 예상치 못한 ‘선행’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것인가, 선전효과를 노린 깜짝쇼로 봐야 할 것인가를 두고 캐나다에서, 그리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뜨겁다.
발단은 유튜브에 오른 한 동영상. ‘사상 최악의 주차(Worst Parking Job Ever!)’ 라고 이름 붙여진 한 뺑소니 자동차의 주차 장면이다.
캐나다, 토론토 북쪽 손힐이라는 지역의 한 옥외 주차장에서 지난 달 22일 BMW SUV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 차를 세우려던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레이터를 밟으면서 SUV가 앞에 주차한 두 대의 자동차 위로 껑충 뛰어올라가 버렸다. 거대한 코끼리가 작은 동물들을 덮쳐누르는 듯한 광경이었다.
운전자는 순간 당황한 듯 잠시 가만히 있더니 천천히 차를 뒤로 뽑아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으니 “설마 누가 알랴” 싶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목격자 하나 없던 그 장면은 오래지 않아 전 세계에서 보고 또 보는 ‘유명한’ 장면이 되고 말았다.
사고에서 뺑소니까지의 장면을 주차장 감시 카메라가 고스란히 녹화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동영상은 유튜브에 오르고 이제까지 120만 번이 넘게 시청되었다. 62세의 여성으로 밝혀진 운전자는 형편없는 주차 실력과 시커먼 양심을 세계만방에 내보인 후 뺑소니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날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사람은 네트웍 시스템 관리 일을 하는 토드 제이미슨(35)이라는 남성. 주차장에 얌전히 세워둔 2004년형 현대 엘란트라가 폭삭 찌그러져서 폐차를 하게 되었으니 재수가 없어도 그렇게 없을 수가 없었다.
자동차를 잃어버린 그는 30일 하루 휴가를 냈다. 중고차를 보러 다니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수퍼바이저가 전화로 급히 불러 직장에 가보니 TV 인터뷰를 하겠다며 방송국 팀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나타난 사람이 현대 캐나다의 홍보 담당 매니저인 바브 피트블라도. 자기소개를 한 후 그는 차를 잃고 상심한 제이미슨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넸다. 어려움에 처한 자사 고객을 도울 흔치 않은 기회라는 설명이었다. 뜻하지 않은 선물 앞에서 제이미슨은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2010년형 엘란트라 새 차를 받는 대가로 그가 할 일은 동영상을 광고에 쓰도록 허락하는 것. 현대 캐나다는 주차장 동영상과 열쇠 건네는 장면을 내보낸 후 “현대에서는 해피엔딩 스토리를 좋아합니다”라는 문구로 끝맺는 새 광고를 제작했다.
‘선행’이 보도되고 광고가 나가자 현대는 갑자기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현대가 기업으로서 진정한 품격을 보여줬다” “긍정적 홍보의 전형” 등 칭찬과 아울러 “장삿속의 영리한 제스처”란 평도 없지 않다. 어쨌든 현대의 이미지를 위해서는 이만한 광고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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