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영국 왕 중에 ‘대’자가 붙은 것은 알프레드 대왕 하나뿐이다. 영국 사람들은 왜 그에게 대왕 칭호를 붙여줬을까. 그가 재임하던 9세기 후반 영국은 바이킹들의 침공으로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그가 지배하던 웨섹스 지방을 빼고는 나라 전체가 덴마크에서 온 바이킹으로 뒤덮였다. 그러나 알프레드는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도 결국 이들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영국의 공용어는 덴마크어가 되고 지금 한국에서는 덴마크어를 배우느라 정신이 없을지 모른다.
그가 바이킹 퇴치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영국 사상 처음 해군을 창설했기 때문이다. 바이킹보다 훌륭한 배를 만들어 해전에서 그들을 격퇴한 것이다. 이때부터 시작된 강한 영국 해군의 전통은 제2차 대전까지 이어졌다. 영국이 스페인과 프랑스를 물리치고 한 때 세계를 제패한 것도 해군의 덕임은 말할 것도 없다.
70년대 현대 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조선소를 만들 자금을 구하기 위해 영국에 갔을 때 그곳 금융업자들은 “배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주영이 없다고 말하자 그들은 코웃음 치며 융자를 거부했다. 그러자 정주영은 한국 지폐를 꺼내 거북선을 보여주며 “한민족은 400년 전에 이미 이런 배를 만든 저력이 있다”고 설복, 결국 돈을 받아냈다.
그 후 30년이 지난 지금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배의 절반이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조선에 관한한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을 따라갈 나라는 현재 없다. 영국 조선소는 저 밑으로 처져 보이지 않게 된지 오래 된다.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은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이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 세계 자동차의 대부분이 미국에 있었고 미국 시장의 절반을 GM 하나가 차지하고 있었다. 70년대 자그마한 일본차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자 디트로이트는 “저것도 차냐”며 비웃었다. 그 후 30년이 지난 지금 미국 3대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파산했거나 파산 위기에 놓여 있다. 싸고 질이 좋은 일본차에 밀려 생사기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 일본차들마저 요즘은 극심한 판매 부진과 신흥 자동차 강국의 도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강국은 바로 한국이다. 현대 기아차는 지난 1년간 유일하게 판매가 늘며 미국 시장 점유율 7.4%로 6위를 차지했다. 싸고 품질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일자리를 잃으면 차를 반납해도 좋고 몇 달간 페이먼트까지 해준다는 프로그램이 불황과 실직 공포에 떨고 있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불과 50년 전 6.25로 폐허에 불과했던 한국이 미국과 일본, 영국을 제치고 조선 강국, 자동차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은 단군 이래 경사이자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훌륭한 조상을 둬도 후손들이 별 볼 일 없는 나라는 쇠하고 조상이 별 볼 일 없어도 후손이 똑똑한 나라는 흥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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