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의 주부 K씨는 몇 년전 이맘때 아들 때문에 몹시 걱정을 했었다. 지금은 대학생인 아들이 11학년 때였다.
아들이 학교에 가기를 싫어하고 한숨만 푹푹 쉬는 것이 뭔가 대단한 걱정거리가 있는 게 분명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는 대답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한밤중에 머리를 식히겠다며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학교에서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나, 혹시 마약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 K씨는 온갖 상상을 다하며 가슴을 졸였다.
자정이 다 되어 아들에게서 전화가 오더니 근처 공원으로 나와 달라고 했다. 심야의 공원에서 아들이 털어놓은 고민의 내용인즉 자동차 사고를 냈다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샤핑 몰에 갔다가 접촉사고를 냈는데, 수리비로 500달러의 견적이 나왔다고 했다. 일단 친구 여러 명에게서 돈을 빌려 해결했지만 몇 달이 지나자 친구들은 돈 갚으라고 독촉하고, 16살짜리가 500달러의 거액을 구할 길은 없고… 혼자 끙끙 앓다가 엄마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이었다.
10대 자녀의 운전 시작은 부모의 걱정 시작이다. 부모가 데려다 주고 데려올 때는 몸은 귀찮아도 마음은 편하지만, 아이가 직접 운전을 하게 되면 몸은 편해도 마음이 불편하다.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대개 10대들이 여름방학에 운전면허를 따고나면 가을 겨울은 이런저런 사고 경험의 시즌이다. 10대에게 자동차는 자유의 동의어. 운전대를 잡을 때의 날아갈 듯한 해방감을 만끽하다 보면 안전에 대한 관심은 뒤로 묻히는 게 보통이다.
10대 운전자들의 사고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자신에 대한 과신과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해서 실제 운전도 게임같이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곧잘 운전 중 딴 짓을 하는데, ‘딴 짓’을 부르는 주범은 셀폰과 또래친구들이다.
전국의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10대가 운전 중 셀폰 통화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10명중 9명이었다. 운전 중 텍스트 메시지나 게임을 하는 걸 본 경우는 53%.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거나 읽는 아슬아슬한 행동을 하면서 안전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아울러 10대 안전운전의 적은 친구들. 혼자 운전할 때는 안전하게 운전하던 아이들도 친구들이 옆에 타면 운전이 거칠어진다.
친구들이 “스피드를 내보라”고 부추기기도 하고, 스스로 친구들 앞에서 멋지게 보이고 싶기도 해서 과속 운전을 하고, 단순히 같이 떠들고 장난치느라 운전에 집중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혼자 운전할 때와 비교해 10대 한명이 동승하면 2배, 서너명이 동승하면 5배나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는 전국 10대 안전운전 주간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번주 각 학교에서 안전운전 계몽교육을 실시한다. 운전은 중요한 습관이다. 10대 자녀들이 좋은 운전 습관을 갖도록 부모들이 운전에 관한한 잔소리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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