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자연 재해가 발생한다. 그 다음에 오는 것은 그러면 뭘까. 한 사회의 소멸, 혹은 국가의 몰락이 올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문명의 붕괴도 있을 수 있다.
4년여 전 쓰나미 대참사가 발생했을 때 한 전문가가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내용이다. 초대형 천재(天災)는 말할 것도 없다. 아주 하찮아 보이는 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때로는 인간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이다.
14세기 유럽의 인구는 3분의 1이 감소했다. 흑사병 때문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백인의 총과 칼 보다 유럽에서 건너온 병균에 더 많이 희생됐다. 하찮아 보이는 미생물이 역사의 흐름을 바꾼 케이스로 지적되는 사례다.
자연 재해는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이는 첨단의 과학 지식을 자랑하는 현대에도 통하는 이야기다. 70여년의 멕시코의 제도 혁명당 장기독재가 무너진 것이 바로 그 한 예다.
1985년 멕시코시티에 대지진이 엄습했다. 이후 상황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 구출작업은 지지부진이다. 구호품은 중간에 사라지기 일쑤였다. 정권의 무능, 부패상이 여지없이 드러나면서 멕시코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레짐 체인지’가 이루어 진 것이다.
“가을과 겨울에 걸쳐 전체 인구의 30~50%가 감염될 수 있다. 그 결과 9만명이 숨질 수도 있다. 감염자 가운데 180만명이 병원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30만명 정도는 중환자실 집중치료 대상이 될 것이다….”
신종플루가 10월 중순이후부터 부쩍 창궐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가 두 달 전에 내놓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 전망에 부응하는 듯 가을 들어 미전역 41개주에서 신종플루가 발생했고 전체 병원 내원 환자 중 6.1%를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이 신종플루의 만연 뒤에 오는 것은 그러면 무엇일까. 오바마 행정부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될 수도 있다. 한 쪽에서 나오는 전망이다.
수년간 이라크에서,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보다 10배나 많은 숫자가 신종플루에 희생될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희생자는 2,000명도 안 된다. 그런데 그 카트리나에 발목이 잡혀 부시의 정치 운은 하락세를 맞았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비관적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종플루, 특히 어린이 희생자를 많이 낼 신종플루의 만연은 의료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시켜 의보개혁의 한 모멘텀을 이룰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치적 전망은 그렇다고 치고,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요즘 플루에 걸리지 않도록 각자 만전을 기해야겠다. 백신을 맞고 가급적 손을 자주 씻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기본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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