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노스트라다무스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적이 있다. 17세기 전설적인 예언자로 괴테한테서도 인정을 받은 그가 “1999년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는 4행시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해 하늘에서는 아무 것도 내려오지 않았고 그의 명성도 퇴색하는 듯 했다. 그러다 요즘 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마야 예언서 덕이다. 이 주장은 몇 년 전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널리 일반에 소개되기도 했다.
다음 달 이맘때면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 ‘내일 다음날’(The Day After Tomorrow)을 만든 롤란드 에머릭 감독작 ‘2012’가 개봉돼 마야 예언서는 더욱 세간의 화제가 될 것 같다. 예고편에 쓰나미가 히말라야 산맥을 덮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볼만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야 신화 어디에도 2012년에 지구가 망한다는 이야기는 없으며 서구 호사가들의 상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작 종말론을 심각하게 믿고 있는 것은 기독교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최후의 날이 오면 하나님의 심판이 있고 선택된 자는 천당으로 가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을 처음 편 것은 예수나 기독교도가 아니라 페르샤의 예언자 자라투스트라다. 선과 악의 투쟁, 천사와 악마, 지구의 종말, 최후의 심판 같은 개념은 모두 그가 처음 설파했다.
원래 유대교에는 세상의 종말 같은 개념이 없다. 메시아가 나타나 유대인들이 지상의 최고 종족으로 군림한다는 것이 그들의 사상이다. 종말론은 기원 전 6세기 페르샤가 중동을 제패, 유대인들도 그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일부가 조로아스터교의 주장을 수용한 것을 기독교인들이 이어받은 것이다. 요즘도 심심하면 ‘휴거’니 뭐니 하면서 곧 세상의 종말이 올 것처럼 떠드는 사람도 있지만 성경은 분명히 “그 날은 아무도 모른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지구의 종말이 언제인지는 분명히 나와 있다. 천문학자들은 50억년 후에는 태양이 부풀어 올라 지구를 삼키고(적색 거성) 그 후 지구 크기만한 작은 별(백색 왜성)로 전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는 불덩이가 됐다가 얼음덩이로 변하게 된다.
그 훨씬 전에 인류는 태양계를 떠나 은하 어디론가 이주하겠지만 그걸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 자체도 500억년 후에는 팽창을 거듭하다 차디차게 식거나 다시 줄어들어 빅뱅 시절의 한 점으로 돌아갈 것이란 얘기다. 이래저래 종말인 셈이다.
그러나 또 일부학자들은 세계는 단일 우주(universe)가 아니고 다자 우주(multiverse)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우주가 망해도 다른 우주는 남아 있다는 것이다. 과연 우주의 종말이 어떻게 찾아올지는 신만이 아는 얘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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