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센서스’라고 하면 무슨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가. 나와는 상관없는 것, 귀찮은 것, 요령껏 빠져나가고 싶은 것, 정부가 인구조사를 빌미로 시민들을 감시하고자 이용하는 도구, 불법 이민자들을 쫓아내고 세금 감사 자료로 쓰기위한 것 등등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오해들이 쌓이고 쌓여 생긴 편견들이다.
무엇보다 인구센서스가 우리와 상관이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센서스를 통해 한인들이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방정부가 각 주정부에 제공하는 1인당 보조금이 1년에 약 1,300달러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센서스를 통해 계산되지 않은 수만큼 연방정부로부터 받아야 할 도움을 받지 못 한다는 뜻이다.
공식적으로 계산이 안 되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나 병원, 혹은 양로원등 한인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복지시설들이 있다 해도 인구 조사를 통해 필요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정부에서 보조해 줄 리가 없다.
한인 센세스 참여율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는 마틴 김씨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센서스에서 한인들의 응답 비율은 고작 35%였다. 이것은 전체 비율 70%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2000년 센서스에 따르면 LA에 사는 한인들은 겨우 18만6,350명이다. 남가주에만 100만명이 넘는 수의 한인들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확인이 없는 이 숫자들은 의미가 없다.
2010 인구센서스에는 10개의 질문만 답변하면 된다. 질문서가 센서스 역사상 가장 짧고 간단하다. 소셜시큐리티 번호도 물어보지 않고 연봉이나 수입도 물어보지 않으며 시민권이나 영주권 등 이민관련 질문도 없다. 단지 이름, 나이, 전화번호, 같이 살고 있는 총 가족 수와 타 동거인 수, 성, 거주지를 사거나 임대했는지, 임시적인 거주지인지 그리고 어떤 민족인지 등만 물어본다. 물론 한글로 된 질문서를 쓸 수 있다.
처음 보내 온 질문서에 답변하지 않으면 직접 사람을 보내게 되는데 여기에는 엄청난 인건비가 든다. 이미 적자인 정부 예산이 쓸데없는 지출로 더 악화됨을 의미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인구센서스를 위해 집의 문을 두드린다면 얼굴 맞대기 싫고 귀찮은 일이 아닌가.
인구센서스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절대로 이민국이나 세금 담당 부서로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은 이를 믿지 않으며 특히 불법 체류자나 사업을 하는 이들은 정보제공을 더욱 꺼려한다.
요번 센서스는 이민관련 정보나 수입정보를 물어보지도 않으며 질문서를 통해서 전해진 정보는 법적으로 철저하게 보호받는다.
시민의 도리를 지키는데 있어 한인들은 타 민족보다 낫다고 하기 힘들다.투표율도 타 소수민족에 비해서 낮은 편이고 정치진출도 비교적 낮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한인으로서의 존재가 중요시 될 때까지 우리는 의미 없는 집합에 불과하다.
‘필자가 몸담은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재단’에서도 센서스의 중요성에 공감해 100만달러 이상의 기부를 이미 선언했으며 참여율이 낮은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센서스를 바르게 알리기 위한 비영리단체 후원을 할 예정이다.
다음에 수퍼마켓에 갔을 때 질문서가 있는 걸 보면 그 자리에서 당장 작성하는 것이 한인사회의 한 멤버로서, 그리고 미국사회의 일원으로써 제 할일을 하는 것이다.
조남주 /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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