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시와 산문시, 논문집
“어느 시대나 절창은 있었다. 어느 시대나 시간을 주재하는 시인이 시간의 진화를 노래하고 있었다. 나는 20세기를 보내며 대륙의 이성론자들의 통곡을 들어야 했고 혁명과 전쟁이라는 광란의 세기를 마감하며 이 시대의 격정을 절창할 수 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랫동안 시작활동을 해온 정청광씨(65)가 히로시마 이후 인류의 희망을 절창한 대서사시 ‘히로시마 콤플렉스’ 3권을 출간했다. 히로시마 콤플렉스는 1권 서사시,2권 산문시, 3권 논문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이책3권은 68년부터 영감이 떠 오를때마다 시를 써왔다는 정청광씨가 평생 심혈을 기울여 쓴것이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인 ‘배는 떠나고’는 초고에 가필과 수정을 거쳐 10년 걸려 완료했다고 밝혔다. 책의 1권 서사시의 시작을 장식한 ‘배는 떠나고’는 황혼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한 배가 20세기 가장 난해한 질문인 신의 죽음과 환경파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기어리가의 마켓에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해가며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정청광씨는 “서사시는 그 시대의 세계관과 윤리성을 관통해 인간답게 살고자하는 생의 재발견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이라면서 그는 열심히 자신의 길을 찾아 왔다고 밝혔다. 서울의 태학사가 간행한 책의 1권에는 한국전쟁의 참혹한 상황을 그린 서사시 ‘반도’와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형상화한 ‘부르고 싶은 한강의 노래’와 가주야곡,신정감록이 실려있다. ‘우리들의 시대에 신탁은 가능한가?”라는 부제가 붙은 책의2권에는 금문교별곡,소노마 정담,그랜드 캐년,9.11 공화국등 4편의 산문시가 수록되어있다. 그리고 3권에는 시의 윤리성에 대한 고찰,시조의 수사적 기능,합일론-유가의 칸트적 변명, 민족정기등 작가의 견해를 담은 논문을 실고 있다.
정청광 시인의 작품에 대해 이민사 연구가인 이선주씨는 ‘철학과 역사를 뚫는 시의 세계’라고 평을 했다. 이선주씨는 책의 발문에서 정 시인의 작품은 “서정시에 국한된 한국시를 서사시, 산문시,계관시로 확대하여 쓰고 시가 학문으로서 어떻게 존립해야 하는지 절대선을 입론한 시인”이라고 밝혔다. 소설가 신예선씨도 “정청광씨는 동서가 닿은 이곳에서 우리들시대에 시간의 진화를 노래하는 시인으로 반듯이 서기위해 생명의 노래로서의 시,인간 형상화로써의 시,인위성을 탈피한 직관으로서의 시, 즉 아름다운 질서를 시로서 노래하고 있다’면서 샌프란시스코가 낳은 서사시인이라고 발문에 적고있다. 이지엽 경기대학교 교수(시인)는 정청광씨의 작품에 대해 ‘역사의 경종으로서의 민족 대서사시”라고 호평을 했다.
이번에 3권의 책을 내놓은 정청광씨는 75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미주동아 샌프란시스코지사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한인사회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정순씨의 남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정청광씨는 ‘뿌리’지 편집위원으로 서사시 ‘반도’와 신정감록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저자 연락처 (415) 752-8881.
<손수락기자> soorakson@koreatimes.com
<사진설명>
정청광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켓에서 인류의 희망을 절창한 ‘히로시마 콤플렉스’3권을 들어보여주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