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현술 베아뜨리체 <성마이클 한인천주교회 신자>
정율 스님의 “사랑, 자비, 희망의 자선음악회” 는 세 가지 측면에서 특이했다.
첫째로, 우리가 한곳에 집중적으로 치우치다 보면 다른 곳을 바라볼 틈을 잊게 되듯이 오랫동??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가까이 곁에 있었던 불교에 대한 지식부족, 이해부족을 이 음악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불교문화가 지배적이었던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찬불가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불교라고 생각하면 스님의 목탁소리와 염불과 경을 읽는 것으로 연결하는 지극히 한계 된 지식을 갖고 있다가 찬불가가 가톨릭 성가만큼 아름다운 음악인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둘째로, 이 음악회의 주인공인!정율스님이다. 소프라노라는 단어는 아름다운 고음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무대를 압도하는 화려함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비구니스님이라고 상상하면 삭발하고, 소박하나 청아한 고요를 떠올린다. 이 다이나믹한 두 표현을 함께 보여주신 정율스님은 초가을 9월의 밤을 흔들었다. 스님의 맑은 목소리가 그의 맑은 마음을 반사하듯 기도로, 노래로, 소박한 이야기로 관중의 마음을 뜨겁게 움직였고 신 아리랑은 마치 스님을 위해 작곡되었듯이 소프라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시는 것을 우리의 눈과 귀에, 그리고 우리마음에 새겨놓게 하셨다. 한 순간 큰 성당의 모든 공간이 ?병毒注恬??아름다움으로 꽉 차버린 듯 했다.
그러나 가장 크게 내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스님의 모습, 합장하고 머리 숙여! 인사함에도 겸손함이 저절로 풍겨 나왔고, 스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영혼을 건드리는듯한 깨우침의 소리였고, 스님의 노래조차도 보통 소프라노 !가수의 미성이 아니라 뼈 속까지 침투하는듯한 영적인 목소리로 !전달되어 온 것이다.
셋째로, 어쩐지 어색하고 서로!잘 맞지 않는 것 같은 천주교와 불교의 화합, 가톨릭성가와 찬불가의 혼합 음악회라는 서로 이질감을 느끼게 했지만 그래서 더 귀를 기울이도록 호기심이 자극되었는지도 모른다. 음악회 시작으로 울려 !퍼진 성당의 종소리와 불교 종송, 지연스님의 염불은 잠자는 마음을 울리고 깨웠다. 개념적으로 다른 두 종교를 편견적인 마음으로 보아왔다가 이 이벤트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한 발치 더 가까워 지면서 종교의 벽을 넘어서는 융화된 느낌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이런 행사를 성당에서 할 수 있도록 먼 안목과 열린 마음을 가진 이 강건 신부님과 신자님들, 불교 사원연합회와 불자님들의 합심이 교포사회를 훈훈하게 만든 아름다운 음악회였다.
불교적인 차원, 그리스도적인 차원을 벗어나는 초 종교적 감성을 불러 일으킨 정율스님의 음악회는 이심전심의 장이었다.
성마이클 성당신자, 최 현술 베아뜨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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