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서 일하는 40대 한인 조모씨는 풋볼광이다. 풋볼시즌이 시작되면 그의 일상에는 한층 더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토요일 대학풋볼과 일요일 프로풋볼 시청에 열심인 것은 물론 특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대학 팀인 USC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기도 한다.
결혼 전 그의 아내는 풋볼에 전혀 관심이 없던 문외한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됐다. 남편이 풋볼 관련 책까지 사다 주면서 열심히 풋볼의 세계로 인도한 덕분이다. 이들 부부에게 풋볼은 단순한 재미거리를 넘어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가교역할까지 하고 있다.
풋볼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한때 야구가 미국인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였지만 오래 전 풋볼이 야구를 최고 인기 종목에서 밀어냈다. 미국만의 스포츠라는 자부심에다 경기 방식이 미국인들의 기호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그 이유다.
대학 풋볼의 인기도 뜨겁지만 프로풋볼인 NFL의 인기는 상상을 넘어선다. 이런 높은 인기는 매년 초 벌어지는 NFL 챔피언십 경기인 수퍼보울의 엄청난 시청률과 30초당 수백만달러를 넘어서는 광고료가 그대로 말해준다. 팀당 시즌 16경기를 갖는 NFL은 경기 수가 많지 않은 만큼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즌 162경기가 벌어지는 메이저리그와 82경기를 갖는 NBA와 달리 경기수가 적은 것에서 NFL 인기의 원인을 찾는 전문가들도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TV와의 찰떡궁합’이다. 풋볼 경기시간은 4쿼터 총 1시간이지만 한 경기는 보통 3시간을 훌쩍 넘겨 벌어진다. 작전타임과 공수교대 등으로 경기가 자주 끊기기 때문이다. TV 방송으로서는 자연스럽게 광고를 넣기에 더 할 수 없이 좋은 종목이 풋볼이다. 많은 TV 광고는 중계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시장을 키우면서 현재의 거대한 NFL이 형성됐다.
10일 밤 벌어진 수퍼보울 챔피언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테네시 타이탄스와의 경기를 필두로 팬들이 기다려 온 NFL 정규시즌 막이 올랐다. 스틸러스는 한국 혼혈 와이드 리시버인 하인스 워드가 활약하고 있어 한인 팬들이 많은 팀이다. 과연 수퍼보울을 2연패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다 투견 혐의로 20개월 가까운 수형생활을 해 풋볼생명이 끝난 것으로 보였던 준족 쿼터백 마이클 빅의 복귀와, 은퇴와 번복을 밥 먹듯 하다 결국 미네소타에 둥지를 튼 노장 쿼터백 브렛 파브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도 팬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쿼터백 톰 브래디가 부상에서 돌아온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는다. 이에 대해 열렬 풋볼 팬인 조씨는 “수비 때문에 우승은 힘들 것”이라며 “공수 균형이 가장 잘 이뤄진 뉴욕 자이언츠의 우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나름대로 전망한다.
열렬 풋볼 팬들은 자칭 ‘전문가’들이다. 모든 취미가 다 그렇듯이 풋볼 또한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 팬으로서의 전망은 맞아도 좋고 안 맞아도 그만이다. 일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친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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