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 스님 SF성당 음악회 주관하는
불자연합 연화합창단에 칭찬릴레이
북가주 한인사회 모단체장은 지난달 북가주 불자연합 연화합창단(단장 보월화)으로부터 받은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는 19일 샌프란시스코성마이클한인천주교회(주임 이강건 신부)에서 열리는 ‘정율 스님의 사랑 자비 희망의 자선음악회’에 대한 약소한 협찬금 영수증이었다.
보월화 단장의 서명이 담긴 영수증은 상단의 여백부터 여느 영수증과 달랐다. 짙푸른 잎새에 곱게 핀 하얀 연꽃이 싱그럽게 앉혀있고 바로 밑에 북가주 불자연합 연화합창단 명칭과 주소, 그리고 날짜가 적혀 있었다. 왼쪽 아래로 ‘단체명’란과 영수한 금액을 적어넣는 ‘일금’란이 있고, 영수증 본문과 맺음말은 이렇게 돼 있었다.
“귀 단체로부터…자선음악회 후원금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우리가 종교의 벽을 넘어서 하나가 되는 이 뜻깊은 행사를 위해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베풀어주신 귀 단체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행사수익금의 전부를 지구촌 공생회와 Free Tibet에 보시함으로써 서로돕기, 사랑나눔 정신으로 투명하고 따스하게 회향할 것을 약속드리며 귀 단체의 무궁한 발전을 두손 모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연화합창단 단장 보월화 두손 모음.”
영수증을 받은 단체장은 “절도 성당도 아니고 교회에 다닌다”며 “하지만 스님이 성당에서 음악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종교간 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이벤트이고 그 수익금을 그렇게 좋은 일에 쓴다는 취지가 좋아서 얼마 안되는 후원금을 냈을 뿐”이라고 밝힌 뒤 “그런데 너무나 성의있고 감사하는 마음이 절절한 영수증을 받고나니 좀더 후북하게 후원을 못해준 게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솔직히 많은 한인단체들이 이런저런 명목으로 한인들과 업소들에 자주 손을 내밀어 맡겨놓은 돈을 받아가듯 하면서도 영수증 하나 발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있어봤자 ‘일금 얼마를 무슨무슨 조로 정히 영수함’ 식으로 눈씻고 찾아봐도 성의라고는 없어보이는 걸 내미는 게 고작이었다는 게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놓으며 “형편들 어려우니 가급적 안할 생각이지만 앞으로 우리 단체가 후원금을 거두게 된다면 이번 일을 거울삼아 보다 정성과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는 영수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같은 반응은 다른 협찬단체들이나 후원업소들에서도 대체로 마찬가지였다. 한 후원업소 사장은 “베이지역에서 20년 이상 장사를 하면서 1년이면 너댓번씩 후원금을 내지만 이런 영수증은 처음”이라며 “경기가 말이 아니라 할까말까 망설였던 게 사실” “행사취지도 참 좋더니 영수처리하는 것도 남다르다”고 칭찬했다.
당연하고 사소하나 그간 한인사회에서 실천이 잘 안됐던 것 하나를 성심껏 건사함으로써 종교화합 행사성사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영수증은 보월화 단장과 연화장 부단장이 구상하고 손수 디자인해 발급했다. 연화합창단은 정율 스님의 SF성당 자선음악회(19일 오후 7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각 사찰과 재가단체 등의 적극도움을 요망했다.
<정태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