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의 ‘일트로바트레’ 개막작으로
9월11일부터 12월2일까 6작품 선보여
SF 오페라가 9월11일부터 2009년 가을 시즌을 개막한다. SF 오페라는 이번 시즌에 베르디의 ‘일트로바토레’(Il trovatore)를 개막작으로 R. 쉬트라우스의 ‘살로메’ 등 총 6편의 작품을 오는 12월2일까지 선 보일 예정이다. 가을 시즌에 통상 9편의 오페라를 공연해 왔던 SF 오페라는 2000년도 초부터 불어 닥친 경제 불황으로 7편에서 다시 6편으로 줄어 든, 반쪽짜리 시즌 공연에 나서게 됐다. SF 오페라는 이번 시즌에 예산이 많이 소모되는 세계 초연 작품이나 실험무대를 배제하고 널리 알려진 6편의 작품을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우선 첫 작품으로 공연되는 베르디의 ‘일트로바토레’에서 새로 취임한 니콜라 루이소티가 상임 지휘자로서 SF 첫 데뷰 공연을 갖는다. 이태리 출신의 루이소티는 토쿄 심포니의 객원지휘자이며 2002년 독일 스튜트가르트 스테이트(오페라)에서 데뷰 무대를 가진 후 로얄 코벤트 가든, 메트로폴리탄, 비엔나 스테이트, 파리 오페라 등 세계 정상급 오페라단에서 객원 지휘를 했으며 이번 시즌 SF에서 ‘살로메’, ‘오델로’ 등 3작품을 지휘할 예정이다.
베르디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 중의 하나인 ‘일트로바토레’는 ‘대장간의 합창’ 등 성악적으로 빼어난 오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트로바토레’란 중세 프랑스에서 활약하던 음유즉흥시인을 말하는 것으로 내용은 당시 유행하던 통속적인 기담을 적고 있다. 15세기 초 스페인의 비스케이와 아라곤 지방을 무대로 한 영주와 박해 받는 집시의 복수담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주인공 만리코가 3막에서 부르는 ‘무서운 장작불을 보라’, 4막에서 레오노라가 부르는 ‘사랑은 장미 빛의 날개를 타고서’ 등의 아리아가 유명하다. 고야의 그림에서 영감 받은 데이빗 맥비카가의 무대를 바탕으로 테너 마르코 베르티, 소프라노 손드라 레바노우스키, 바리톤 드리트리 하보로스토브스키 등이 주역을 맡아 열창무대를 펼친다.
9월12일부터 막을 여는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는 1막으로 된 단막극으로 SF 오페라에 의해 1952년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년전 ‘나비부인’에서 황홀한 목소리를 들려 주었던 소프라노 패트리시아 레세테가 주역 지오게타역을 맡아 다시 한번 팬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특별한 문제작이 없는 이번 시즌에 팬들이 주목할 작품은 10월 18일부터 공연되는 R. 쉬트라우스의 단막 오페라 ‘살로메’. ‘일곱 베일의 춤’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초연 당시 외설적인 장면 시비로 큰 화제를 사기도 했으며 종교단체들의 반발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의 섹시 여가수 소프라노 나자 미카엘이 ‘살로메’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살로메’와 함께 주목할 작품은 도니젯티의 ‘대위의 딸’. 이 작품은 이태리 출신 도니젯티의 작품 중에는 드물게 불란서말로 노래한다. 도니젯티의 작품 중 잘 공연되지 않는 작품일 뿐더러 세계적인 콜로라투라로 떠오르고 있는 소프라노 다이애나 담나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파바로티 이후 최고의 하이 C 가수로 뉴욕 타임즈 일면을 장식하기도 했던 테너 후완 디에고 프로레즈가 토니오 역을 맡아 열창무대를 펼치는 모습도 주목할만한 구경거리.
SF 오페라는 이외에도 모차르트의 코믹 오페라 ‘후궁에서의 탈출(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를 9월23일부터 7차례 공연한다. 1782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터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작품이다. 2006년 SF 오페라의 리골레토에서 질다역을 맡아 열연했던 소프라노 메리 던리비가 주역으로 나서며 메트로폴리탄의 테너가수 매티우 폴렌자니가 남주인공으로 열연할 예정이다.
SF 오페라는 11월8일부터 12월 2일까지 베르디 말년의 대작 ‘오텔로’를 마지막으로 이번시즌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오텔로’는 ‘맥베드’와 함께 세익스피어에 정통한 베르디의 극적감각을 엿볼 수 있는 양대 결정판. 오페라 사상 최대의 비극작가였던 베르디와 최대의 비극시인이었던 세익스피어가 어우러져 깊은 예술적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이 작품은 사우스 아프리카 출신 오텔로 전문가수 요한 베타가 SF 데뷰 공연을 가지며 불가리아 출신의 소프라노 스베트라 베실리바가 데스데모나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SF 오페라 2009년 시즌 공연일정-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9/11-10/8(8차례 공연)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 9/12-10/3(6차례 공연)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탈출’ 9/23-10/23(7차례 공연)
▷도니젯티의 ‘대위의 딸’- 10/13-10/31(7차례 공연)
▷R. 쉬트라우스의 ‘살로메’ 10/18-11/1(6차례 공연)
▷베르디의 ‘오텔로’ 11/8-12/2(7차례 공연)
티켓 예매 및 문의: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jungmus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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