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과 인권운동
동포사회와도 각별한 인연”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냈으며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된 김대중 전대통령이 17일 밤 9시43분(LA시간)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서거하자 많은 LA한인들은 “한국 민주화의 큰 별이 졌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대통령의 서거소식이 전해진 이날 밤 많은 한인들은 충격 속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LA한인사회와도 인연이 깊은 김 전대통령의 서거와 관련된 각종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한인들은 “노무현 전대통령에 이어 DJ마저 갑자기 세상을 뜬 2009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바친 김 전대통령의 서거로 우리는 7000만 남북한 국민의 민주투사이자 희망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한미평화협회 박건우 회장은 “최근 김 전대통령의 병환이 깊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런 순간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에서 장례를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총영사관에서도 준비를 하겠지만 별도로 DJ의 분향소를 마련, 그의 업적을 기리고 죽음을 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화해협력미주협의회 박상준 대표위원장은 “김 전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과거의 민주화 운동을 비롯해 한반도 통일운동에 대해 전 국민이 재검토를 하기 바라며 애석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국민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6.15 미주서부위원회 김용현 공동위원장은 “김 전대통령은 1982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며 인권문제연구소를 만들고, 미주한인들과 인권운동을 펼치는 등 미국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분”이라며 “DJ는 자신을 ‘재미동포 출신’이라고 자주 말하는 등 미주한인사회에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김 전대통령의 서거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LA거주 한인 김성주(67)씨는 “김 전대통령은 오늘의 대한국이 있기까지 큰 역할을 한 민족의 지도자”라며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편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대용·김진호 기자>
1998년 6월 미국을 방문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LA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 한인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 시절인 199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대인씨의 안내를 받으며 LA폭동으로 폐허가 된 한인 사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 DJ 서거 - 한인들 반응
■한미평화협회 박건우 회장
7,000만 남북 국민의 민주 투사이자 우리의 희망을 잃었다.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을 어렵게 성사시켰는데 현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 특히 이번에는 LA와 오렌지카운티 등 2~3군데 이상 차려 통일 운동 단체 및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단체들과 합심해서 그분의 업적을 기리고 애도할 것이다.
■민족화해협력미주협의회 박상준 대표위원장
김 전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한다. 지난 민주화 운동을 비롯해 한반도 통일 운동에 대해 전 국민이 재검토를 하기 바라며 애석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병석에 있었으니 자연적으로는 힘들고 어려운 상태였으며, 마지막 순간에 여러 사람이 쾌유를 빌었다. 국민 화합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으며 민족사에 큰 획을 그은 분이다.
■6.15 미주서부위원회 김용현 공동위원장
김대중 대통령은 1982년부터 3년간 미국에 망명생활을 하며 인권문제연구소를 만들고, 한인들과 인권 운동을 펼치는 등 미주지역에서 여러 활동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재미동포 출신이다”라는 말을 많이 할 정도로 미주 한인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해외 한인의 이중국적을 실현하려 했는데 성사하지 못했지만, 이를 재외국민 등록으로 낮춰 한인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남문기 회장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에 250만 미주 한인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민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셨고, IMF 극복에도 최선을 다하셨다. 미주지역에서도 생활을 하셨기에 미주 한인들을 잘 이해한 분이었다. 미주한인들이 김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영호남이 화합하고 세계 일등 국가를 향하는 새로운 방향 전환의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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