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로 학자로 명성이 높은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김재성 교수가 지난달 북가주 방문, 산호세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에서 6일 연속 근본불교 특강에 이어 카멜 삼보사(주지 대석 스님)에서 위빠사나 실수를 했다. 그는 또 수선회에서 참선에 관한 열린 좌담회를 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논문 중 ‘죽음을 주제로 한 명상법’을 몇차례 나눠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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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극복하는 것이 열반
불교는 열반을 위한 가르침
불교는 생노병사의 실존적인 괴로움과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 싫어하는 대상과 만나는 괴로움, 좋아하는 대상과 헤어지는 괴로움, 다섯가지 무더기에 대한 집착의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가르침이다. 이 가운데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 바로 열반이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불교의 모든 수행법은 바로 죽음을 극복한 열반을 위한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수행법은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죽은 시체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부정관과 죽음에 대한 마음 챙김, 그리고 죽음을 상기하는 수행이다.
(1) 부정관 : 탐욕의 성향이 있는 사람의 탐욕 또는 감각적 욕망을 제어하기 위한 수행이다. 외적으로는 타인의 육체(시체)가 부패하여 백골로 변해가는 9가지 모습 혹은 10가지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고난 후 상기하는 방법과 내적으로는 자신의 몸을 구성하는 요소(31혹은 32가지)를 상기하면서 부정(不淨)하다고 생각하는 수행법이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서 감각적 욕망을 다스리는 것이 부정관 수행의 목적이다.
죽은 시체를 대상으로 하는 부정관 수행법은 ‘대념처경’의 신념처 가운데 <9가지 묘지에서의 관찰>에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죽어있는 시체가 부패해서 해골이 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비구들이여, 1)묘지에 버려져 하루나, 이틀이나, 사흘이 된 시체가 부풀어 오르고, 검푸러지고, 썩어가는 것을 보았을 때, 그는 바로 자신의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나의 이 육신도 이러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와같이 될 것이며 이렇게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라고.’
버려진 시신의 부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어간다. ‘2)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까마귀, 매, 독수리, 개, 표범, 호랑이, 재칼 등에 의해서 먹혀지고, 갖가지 벌레에 의해서 파먹히는 것을 보았을 때... 3)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힘줄이 남아있고, 살점이 붙어있는 채로 해골로 변해있는 것을 보았을 때 4)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힘줄이 남아있고, 살점은 없이 핏자국만 얼룩진 채로 뼈가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 여기에 손뼈, 저기에 발뼈, 정강이뼈, 넙적다리뼈, 골반, 등뼈, 두개골 등으로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을때 7) 묘지에 버려진 시체의 뼈가 조개껍질 색처럼 하얗게 변해있는 것을 보았을때 8)묘지에 버려진 시체의 뼈가 일년도 더 되어 한 무더기로 쌓여있는 것을 보았을때 9)묘지에 버려진시체가 뼈마저 썩어 가루로 되어있는 것을 보았을때,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나의 이 육신도 이러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와같이 될 것이며, 이렇게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몸에 대한 마음챙김(身念處)의 한 방법으로 부정관을 닦는다.
‘대념처경’에서 제시된 부정관으로서의 신념처가 시신을 보면서 자신도 이러한 시신처럼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하는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타인의 죽음을 통해서 자신도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죽음에 대한 명상의 속성도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는 붓다의 출가의 동기가 된 사문유관 가운데 죽은 시체를 만나서 붓다가 느꼈던 절박감과 관련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사문유관으로 알려져있는 4가지 충격적인 체험에 대한 이야기에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피할 수 없는 실존적인 인간의 한계를 분명히 자각하여 늙음, 병듦, 죽음이라는 실존적인 한계상황에 대해서 두려운 마음을 일으킨 것이며, 이 사건 가운데 죽음에 대한인식이 가장 절박한 것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불교에서 시신을 대상으로 한 부정관은 죽음의 명상을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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