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목사 <산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 담임>
어느 성도님 가정을 심방했습니다. 혼자 사시는 은퇴하신 분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어떻게 식사를 하시냐고 여쭈어 보았던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목사님, 제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코마 상태에 빠졌습니다. 의사들도 가망이 없다고 하고 자녀들도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했지요. 저는 도저히 포기가 되지 않아서 2주간만 기다렸다가 모든 의료 보조 장치를 제거하자고 했지요.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깨어 났어요.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2년 반을 더 살았습니다. 그 2년 반 동안 아내가 침대와 휠체어에서 주로 생활을 했지요. 그래서 제가 아내 시중을 했습니다. 음식을 하나도 할 줄 몰랐는데, 아내가 먹고 싶다는 것을 하나씩 아내의 요리 강습을 받아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점점 실력이 늘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천국을 갔습니다. 그런데 아내를 먼저 보내고 제가 음식을 해 먹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제 아내가 혼자 천국에 갔다가 하나님께 부탁드린 것 같습니다. 우리 남편은 혼자 밥도 해먹을 줄 모르는 사람이니 제게 시간을 주시면 혼자 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오고 싶습니다.하나님께서 그 소원을 들어 주셔서 아내를 깨어 나게 한 것 같아요. 평생을 나를 잘 섬겨주던 아내가 천국 가기 전에 그런 것까지 챙겨 주었나 싶어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울먹이시고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아, 정말 제 마음이 뭉클해 집니다. 정말 사랑하셨군요! 그런데 감사의 제목이 더 있다고 하십니다. 목사님, 그리고 그 2년 반이 제게는 참 귀한 기회였습니다. 대개 배우자가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들을 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 기간 동안 평생 잘못한 것 다 용서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서운했던 것 다 말하라고 하고 그것을 다 들어주고 용서를 구하고 하면서 아내가 천국 간 후에 아쉬움이나 후회가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아내가 묻더군요. 여보, 당신 내게 왜 이렇게 잘해요? 그래서 제가 대답했지요. 첫째는 당신이 세 자식들 키우느라고 고생하고 나를 돌보았으니 당연히 이렇게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고 둘째는 내가 나중에 후회하면서 살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라구요.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그런 것이 이기적인 생각이라면 우리 모두 이기적으로 살아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길래 오늘 아침에는 저도 아내에게 커피를 타주었습니다. 여보, 왜 오늘 아침 이렇게 잘해주고 그래요? 그래서 저도 그 대답을 써먹었지요. 당신이 두 아이들 키우고 나를 섬겨준 것이 고맙고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 첫째 이유고, 나중에 내가 후회하지 않을려고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둘째 이유요! 행복한 미소가 아내의 얼굴에 번집니다. 그 행복을 섬기는 교회 성도님들에게 나누어줄 것이 분명합니다. 주일 잘 지내고 다음 주에 봅시다하고 떠나는 아내에게 속으로 외칩니다. 여보, 사랑해! 저도 이 마음으로 성도님들을 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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