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성 김대건 한인천주교회
오 세호 클레멘스 신부 이임
첫사랑, 첫만남, 첫출근, 첫키스… 처음이란 단어처럼 오래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설레임’이 또 있을까. 그런 면에서 94년 사제수품을 받고 사목을 해온 오세호 클레멘스 신부(사진)에게는 2004년 부임한 오클랜드 성 김대건 한인 천주교회가 해외에서의 ‘첫 사목’이라는 점에서 남다르고 특별한 곳이다. 지난 7월 26일 송별미사를 끝으로 특별한 이곳 오클랜스 성당을 떠나는 오 신부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지난 2004년 5월 오클랜드 천주교회에 부임한 후 ‘날마다 보람’이었다는 말로 말문을 연 오 신부는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고 사랑의 생활을 하게 해주시니 항상 기분 좋은 날이었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그러나 이곳 오클랜드에서 사목활동을 하는 동안 신자 개개인을 찾아 관계를 맺으며 예수님 말씀으로 희망을 주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떠나는게 못내 아쉽다며 해외 신자들에게는 많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고 덧붙였다. 수염을 기르고 있어 ‘털보신부’와 ‘예수님 닮은 신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오 신부는 뛰어난 노래실력, 특유의 위트와 입담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교우에게 사랑받는 ‘전천후 신부님’으로 통했음에도 떠나는 길목에서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듯 “부족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했음에도 힘을 소진하지 못한 걸 보면 진력(盡力)하진 못한거 같다”며 겸손과 함께 아쉬운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북가주 신자들이 생업이 바빠 시공간적 제한이 있고 한인 숫자도 적을 뿐더러 미국 본토의 문화적 차이도 있어 교회밖의 장이 열리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며 그러나 종교적, 신앙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고 복음E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모든 신자 하나하나가 복음 정신으로 살아 깨어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간으로는 고립된 장소이며 빈번한 만남이 없는게 한계이며 어려움도 많았을 5년간의 해외사목을 오신부는 ‘피정 같은 5년’이었다고 표현한다. 좋은 동네에서 사목하고 갈 수 있어 큰 행복이라며 한국에서 가장 큰 그리움이 될 것은 시원한 캘리포니아의 날씨일 것 이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또 해외 신자들이 한국신자보다 정도 많고 더 순진하게 느껴진다며 오클랜드 신자 모두를 기억할 것이라며 애틋함을 전했다. 다만 본의 아니게 자신에 의해 마음 상했던 사람이 있다면 용서해 달라는 말과 함께 그 동안 함께 한 모든 신자들에게 고마웠다는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특히 신자들에게 “힘을 내야 한다”며 “ 주님께서 다 좋게 이끌어 주실 것이라 믿고 힘을 내고 용기를 내어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는 역경을 이겨냈다는 감회로서의 대상이 되어야지 힘들었던 고통이 현재까지 파급되어서는 안된다며 함께 했던 오 신부 자신을 아름답고 즐거웠던 감회의 대상으로 삼아주었으면 좋겠다며 이것 역시 신자여러분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일러주고 싶다는 말로 마무리 했다. 현재 오 신부는 안식년 기간이지만 후임신부의 부임이 늦어진 관계로 이임예정이 늦어졌으며 이로인해 안식년이 연장될 경우 내년 2월, 그대로 진행된다면 돌아오는 9월에 임지로 발령을 받을 예정이다.
주님 사랑안에 오클랜드 한인 성당을 이끌며 5년여의 짧지 않은 기간동안 힘든 일에도 내색하지 않고 스탁톤 공소 창립은 물론 본당 유아방 건축 보수를 비롯 본당 설립 25주년 행사 등 본당 을 위해 많은 일을 하며 열린 사목을 해준 ‘전천후’ 오세호 클레멘스 신부의 떠나는 아름다운 뒷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권선주 기자> sjkw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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