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불로 밤도 낮같이 밝은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태양은 큰 의미가 없는 존재다. 그러나 여름 방학을 맞아 산속에서 캠핑을 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밤의 추위와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태양은 감동 그 자체다. 어째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태고 적부터 사람들이 태양을 신으로 숭배했는지 실감하게 된다.
해가 뜨고 지는데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는 그들에게 대낮에 해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식은 최악의 공포였음에 틀림없다. 지구 곳곳에서는 해의 복원을 위해 인신공양을 하는 곳도 많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아즈테크 문명이다. 인도에서는 아직도 일식이 있는 날 태어나는 아이는 불길하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으며 이 때문에 이를 피하려는 산모들로 병원이 북새통이라 한다.
21세기 최대의 개기일식이 22일 인도 등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졌다.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이번 일식은 6분간 계속됐으며 향후 100년간 있을 일식 중 가장 길었다. 한국에서는 해의 80%만 가려졌다 한다. 한국에서 마지막 개기일식이 벌어진 것은 지금부터 100년도 전인 1887년이다. 다음 개기일식은 26년 뒤인 2035년에 있을 예정이다.
일식은 과학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원리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자 그 타당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었다. 1919년 있었던 개기일식이 이를 해결해줬다. 달이 해를 가리는 순간 해 뒤에 가려 보이지 않아야 할 별 빛이 태양의 중력으로 휘어져 지구까지 도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일식보다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태양의 흑점이다. 흑점 사이클은 11년 주기로 움직이는데 흑점의 활동이 왕성할 때는 그 다음해 플루 변종 등 전염병이 창궐한다. 1919년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스페인 플루도 1917년 흑점 피크 직후 퍼졌다. 조사 결과 태양의 흑점이 인체의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흑점은 또 소립자로 이뤄진 태양풍을 강화시켜 통신 장애와 정전 사태를 초래하기도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것이 태양열 방출을 줄여 지구 온도의 하강을 초래한다고 믿고 있다. 빙하기의 도래가 흑점의 증가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작년은 지난 50년래 흑점 활동이 최저를 기록했다 한다. 올 초까지 조용하던 흑점은 6~7월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흑점 감소는 전염병과 통신 측면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지구 온난화 관점에서 보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과학이 발달한 요즘도 흑점 사이클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지구 생명체의 에너지원은 궁극적으로 태양이다. 태양에 목숨을 의지하고 산다는 점에서는 고대인이나 현대인이나 아무 차이가 없다. 태양의 고마움에 대해 가끔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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