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심찮게 “호황을 대비하라”는 말이 나온다. 경기 침체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지만, 소비위축 심리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이 시기에 호황을 대비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한다면 미래는 불확실하다 못해 없어지고 만다.
최근 마케팅 분야의 석학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가 한국을 방문해 강연회를 가졌다. 코틀러 교수는 위기가 닥치면 누구나 움츠러들기 마련이지만, 그들에게 꼭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바로 ‘아무 것도 안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격동의 시대에는 지금 당장 무얼 할까 고민하기보다 5년, 1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 지금을 되돌아보면서 ‘우리의 꿈이 무엇이었지?’ 하면 무엇이라 대답할까 생각하며 미래를 향해 마음을 열어 놓으라고도 당부했다. 성공한 사람들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최근 위대한 기업이 망하는 이유는 이전의 성공에 도취돼 혁신을 두려워하며 자만심을 갖은 채 편협한 시야를 버리고 싶어 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어 코틀러 교수는 기업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재무와 마케팅이 모두 탄탄한 ‘강한 기업’ 재무는 탄탄한데 브랜드가 약한 ‘안정된 기업’ 재무는 약한데 브랜드가 강한 ‘고군분투 기업’ 재무와 브랜드 모두 약한 ‘실패한 기업’. 강한 기업은 예산을 삭감하지 말고 자금력을 통해 경쟁사를 인수하고 마케팅 비용을 늘릴 것을, 안정된 기업은 유명 브랜드들을 인수해 마케팅 노하우를 키워나갈 것을, 고군분투 기업에는 강력한 브랜드에 마케팅 비용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또 실패한 기업에는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회사를 매각하라고 조언했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불황을 이겨내느라 허둥지둥하는 사람들이 있고, 남들은 불황이라지만 우리는 건재하다, 경기는 사이클이므로 불황은 언젠가 회복된다, 타이밍을 기다릴 뿐이라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불황 속 호황을 누리며 조용하게 사업 확장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꿈을 꾼 사람과 꾸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
지금 우리는 영원한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의 마인드도, 감성도 아닌 ‘영혼’(spirit)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한다. 환경에 관심을 갖고 사회에 대해 동정심을 보여주는 기업이라면 내게 특별한 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그냥 좋다는 요즘 소비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마케팅. 이런 기업이 되려면 품성, 진정성, 배려하는 마음이 조직의 DNA에 심어져야 한다고 한다. 지금 당장 실행하기 힘든 이론이지만 백번 맞는 말이다. 대격동의 시대에 품성도 진정성도 배려도 없는 기업을 위해 일할 인재는 없다.
하은선/ H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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