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투탕카문
2. 신들의 전쟁
3. 아케나텐
4. 모세와 요시야
5. 전쟁이후
27일 전시회 개막 ‘투탕카문과 파라오’,신학적으로 조명
12대 투탕카문 9세에 왕위에 올라 19세에 사망
본보는 오는 27일부터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팍내 드영박물관에서 열리는 ‘투탕카문과 파라오들의 황금시대’ 전시회에 맞추어 이를 신학적으로 조명해보는 조은석 목사(금문장로교회 담임)의 글을 연재합니다. 5회에 걸쳐 글을 쓰게될 조은석 목사는 연세대, SFTS, 그리고 예일대를 각각 졸업했다. 2002년 GTU에서 구약학으로 PhD 학위를 받았다. 학위논문으로 요시야의 여호와 유일신 종교개혁을 썼다. 1994년에 개척한 금문교회에서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사역하면서 지난 달 완공한 교육관 3층에서 성경을 체계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또 SFTS의 adjunct professor로 구약학, 리더십, 문화와 선교 등을 강의하며 7년 전부터 남미 콜롬비아의 후사신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모스코바 신학교 강의를 시작한다.
1. 투탕카문
이집트 파라오 아모세 1세는 이민족 힉소스를 추방하고 치욕스런 그들의 통치를 종결시켰다. 민족자존의 기치를 내걸고 제18왕조(주전 1552-1305)를 열었다. 역사가들은 이때부터 고대 이집트의 “새왕국시대”(주전 1552-1069)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새왕국은 제18왕조부터 제20왕조까지 포함한다. 새왕국은 구왕국의 영화를 회복하고 민족주의를 표방한 강성 이집트를 구축했다. 거대한 피라미드 문화를 청산하고, 그 에너지를 실질적인 토목과 건축, 정복사업 등에 사용했다. 대신 중이집트 테베 서쪽에 자리 잡은 “왕들의 계곡”에 파라오들을 묻기 시작했다.
제18왕조는 모세와 “출애굽”의 왕조다. 그들은 유독 많은 스타 파라오를 배출했다. 열두 명 파라오 대부분이 스타다. 오늘은 투탕카문이 단연 눈에 띈다. 제1대 파라오는 아모세 1세다. 소위 “요셉을 모르는 새 왕”(출 1:8)이다. 요셉을 포함한 이민족의 역사를 이집트에서 말살, 영구제거하기로 작정한 민족주의자였다. 가뭄으로 위기를 겪어야 했던 이집트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요셉과 이스라엘 민족을 잊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그는 “요셉을 모르기로 한 새 왕”인 셈이다. 역사왜곡의 한 모습이다. 제2대는 히브리인 남자 아기를 나일강물에 던지라는 명령을 내린 아멘호텝 1세다. 이스라엘을 수장해 버리기로 했지만 실패하자 강제노동 노예로 삼았다. 아모세 1세의 반 타민족 정책을 계승 “발전”(!)시킨 것이다. 제3대는 투트모세 1세로, 갈대상자를 발견한 그 “공주” 핫셉수트의 아버지다. 제4대는 투트모세 2세다. 핫셉수트의 배다른 오라버니면서 동시에 남편이다. 제5대 투트모세 3세가 그 악명 높은 출애굽 당시의 파라오다. 열 번째 재앙 때 장자를 잃었다. 제6대 파라오는 모세를 건진 “공주” 핫셉수트다. 그녀는 투트모세 3세를 섭정했고, 관리를 살인한 모세를 찾던 바로 그 파라오였으며, 모세가 미디안으로 도망가 있던 중 사망했다. 살해되었을 것이다. 제10대 파라오는 고대 이집트 역사상 유일하게 일신교 개혁을 실시했던 아케나텐이다. 제11대 파라오는 아케나텐의 아내로,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꼽히는 네페르티티다. 제12대 파라오가 오늘 우리의 주인공, 스무 살도 채 되기 전에 의문사로 세상을 떠난 투탕카문(Tutankhamun, Nebkheperure, 주전 1347-37)이다. 제18왕조는 어린 투탕카문을 섭정하다 시해의 의혹을 남긴, 관리 출신의 두 명 파라오 아이와 호렘헵을 더 두었지만, 곧 그 유명한 파라오 “람세스” 가문이 통치했던 제19왕조에게 바톤을 넘겼다.
1917년,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Howard Carter)가 왕들의 계곡 탐사를 시작했다. 1922년, 그는 어떤 계단 하나를 발견했다. 그 길로 따라 올라가니 깨진 벽돌 등 잡석들로 가득찬 복도와 네 개의 작은 방들로 구성된 무덤으로 연결되었다. 여기서 여러 가지 보물이 나왔다.
금문공원 안에 자리 잡은 드영뮤지엄은 최근에 새롭게 단장을 끝냈다. 새 단장이라지만 거의 신축이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꽃”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엄청난 하드웨어 때문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다. 6월 27일부터 투탕카문을 소개한다. “투탕카문과 파라오들의 황금시대”라는 주제다. 모두 130여 점을 전시한다. 경제적으로 모두 위축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정말 과감한 배팅을 한 것이다. 과연 샌프란시스코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 회원도 투탕카문 섹션 입장 때는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투탕카문을 땅에서 발굴해 낸 세계 고고학계는 물론이다. 문화, 예술, 종교, 건축, 도대체 세상이 모두 그를 주목한다.
물론 투탕카문은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은 아니다. 30년 전인 1979년에 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정보의 양만 많아진 것이 아니다. 질이 대단히 높아졌다. 그동안 DNA 검사와 법의학의 실험 등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적 여과를 거쳤다. 정보가 질로 새로워지면 유물들의 표정도 달라지는 법이다. 애매모호하던 표정이 걷히고 귀에 생생한 목소리를 낸다.
경제 한파로 풀죽어 있던 샌프란시스코가 분주하다. 잠에서 깨어났거나 기절했다가 살아난 얼굴이다. 6월 17일 수요일자 SF크로니클은 Bay Area 섹션 1면 톱기사에서 나무로 깎은 투탕카문 토르소를 운반하는 전문가들의 표정을 조명했다. 신문은 “살아있는 왕을 대우하는 수준”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1922년, 고고학자들은 왕들의 계곡 KV 62에서 투탕카문의 미이라를 발견했다. 3,259년이나 땅 속에 묻혀 있던 시신이 햇빛을 본 것이다. 다른 파라오들과 달리 그의 무덤은 전혀 도굴꾼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곁의 다른 파라오들을 도굴하기 위해 쌓아 둔 흙더미가 도리어 안전장치로 작용했다. 그에게만 다행은 아니었다!
투탕카문(Tut-ankh-amun), “상이집트 헬리오폴리스의 지배자 아문(Amun)의 살아있는 이미지”라는 뜻이다. 테베의 지역신에 불과했던 아문은 중간왕국(2055-1650) 때 신들 중의 신으로 격상했다. 양의 머리를 한 신상이나, 플럼 이파리 두 장으로 묘사한 왕관이 특징이다. 아문은 혼합종교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신인데, 예를 들면 태양신 “라”와 결합하면 “아문-라”가 되고 풍요의 신과 결합하면 “아문-민”으로 나타났다. 투탕카문은 그 이름부터 혼합종교 숭배자의 이미지를 풍긴다.
투탕카문은 9세에 왕위에 오른 뒤 10년 만인 19세에 세상을 떠난다. 병사했을까? 모른다. 최근에 그의 미이라 두개골을 특수촬영, 뒷면 하단에 심각한 상처를 발견했다. 주도면밀한 방법으로 살해되었을 것이다.
그는 167cm의 작은 체구였다. 당시 발견된 왕관과 정확하게 골격이 맞는다. 그러나 그는 잘생겼다. 소위 “꽃미남”에 속한다. 보통 다른 파라오들은 “신적 이미지”가 강조되어 인간적 면모는 숨겨지게 마련이다. 투탕카문의 경우 겨우 소년기를 벗어난 10대 후반의 앳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잘 보존된 미이라를 포함하여 수많은 찬란한 부장품들이 눈길을 끈다. 누가 이 젊은 파라오의 장례를 이처럼 거창하게 치렀을까? 왜 파라오의 신적 이미지가 아니라 그저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했을까? 왜 그랬을까?
더욱이 아비도스와 카르낙의 전통적인 파라오 리스트에는 그의 이름이 빠져있다. 말하자면 그는 “신”은 물론 “파라오”도 아닌 존재로 여겨졌다. 정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실 투탕카문의 묘는 찬란하지 않았다. 작고 초라했다. 다만 도굴을 피했고, 그래서 “모든” 부장품들이 우리 손에 들어왔기 때문에 대단해 보인다. 어떤 “축소”와 “왜곡”이 깔려 있다. 그의 묘지 발굴을 놓고 우리는 숨어있는 의도까지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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