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많아서 살림이 넉넉한 사람을 일컬어 우리는 부자라고 합니다. 부자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요. 땅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 돈을 많이 소유한 사람, 혹은 좋은 집을 갖고 있는 사람.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가진 만큼 자기 마음대로 쓰고, 편리하게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땅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을 부자라고 부르듯이 우리는 마음의 크기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부자로 어떤 사람은 가난하게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의 마음에는 자기 자신만 겨우 들어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내 가족만 들어가는 마음의 크기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눈이 오는 겨울 산을 오르다가 눈이 쌓여서 축 처진 가지를 살살 털어주면서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여름, 시냇가에 첨벙 들어가 세수를 하기보다 그 물을 떠서 내가 필요한 최소한의 물만을 아껴서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어려운 사정을 들어주다가 그 앞에서 주르르 눈물을 함께 흘리며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배가 고픈 사람이 앞에 있을 때 나에게 남은 빵 하나를 반으로 갈라 나눠 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허름한 옷을 입었으되 자연을 내 소유로 하고, 작은 단칸방에서 살되 이웃을 내 가족으로 삼는 부자들입니다.
톨스토이의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단편 소설이 있습니다. 어느 마을의 촌장은 돈을 내고 하루에 걸을 수 있는 양만큼 땅을 가지라고 합니다. 소설의 주인공 바흠은 땅을 가지기 위해 걷기 시작하지요. 더위에 장화도 벋고 자신의 땅을 표시하기 시작합니다. 걸으면서 몸은 땀에 젖고 발은 상처투성이가 되어갔지요. 하지만 땅을 더 가지겠다는 욕심에 피가 나는 발로 뛰기까지 합니다. 바흠은 자신이 갈 수 있는 최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그곳에서 너무도 지친 바흠은 쓰러지게 됩니다. 결국 그가 차지할 수 있었던 땅은 자신의 무덤 넓이만큼의 땅이었지요.
모든 생명은 기본적으로 생존의 욕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기본적 생존의 욕구 외에도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더 가지면 가질수록 비례적으로 욕망도 더 커져 결코 욕망으로는 욕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 성현들께서는 두 가지 방안을 내주십니다. 하나는 채우는 일, 하나는 비우는 일입니다. 채우는 일은 노력과 근면과 정성으로 채우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로 인해서 채워진 것은 보람을 주고 심신의 건강과 안락을 줍니다. 비우는 일은 욕심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마음 땅은 비운 만큼 넓어집니다. 텅 빈 허공과 하나가 된 부처님의 마음엔 우주도 담긴다고 하지요. 또한 마음 땅은 비운 만큼 채워집니다. 비운 만큼 다른 사람의 어려운 세정이 살펴지고, 비운 만큼 생명에 대한 은혜와 감사로 채워집니다.
만물이 햇살 아래 싱그럽게 자라나는 5월, 가만히 내 마음을 살펴봅니다. 내 마음엔 얼마만큼의 공간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가? 내 마음의 땅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가. 내 마음 땅은 얼마만큼 쓸모가 있는가. 내 마음 땅은 얼마만큼 비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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