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아침에 신문을 펼치면 지역 소식을 제일 먼저 읽고 본국판은 맨 나중에 봅니다. 태평양 너머의 조국소식이 더 궁금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꾸만 속상한 소식만 들려오니 일부러 외면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이 한 기업인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비리가 온 신문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퇴임 후에 하나같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본인이나 가족들이 감옥까지 다녀오는 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절대 권력을 가진 후에 초심을 잃고 그만 권력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 넘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권력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착각해서 안하무인으로 행동한 대가인지도 모릅니다.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당장에는 화로 보이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복이 될 수도 있다는 우리네 인생사를 잘 표현해 준 말입니다. 구약성경의 전도서가 새옹지마와 같은 인생의 이치를 잘 가르쳐줍니다. 전도서의 초반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이것을 히브리원어와 함께 읽으면 헛된 인생이 실감나게 발음됩니다:하벨 하발림/하벨 하발릴/하콜 하벨. 헛헛헛/하하하! 발음만 놓고 보면, 우리네 인생이 하도 헛헛해서 너털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들립니다.
여기서 “헛되다“라는 히브리 원어 ”하벨“은 ”숨결(breath), 덧없음(vanity), 물거품(vapor)이라는 뜻입니다. 인생지사가 지나고 보면 “다 그렇고 그렇다 (덧없다)”는 것입니다. 유대 랍비 전통에 의하면 전도서는 솔로몬 왕이 인생의 길흉화복을 모두 경험한 후인 노년에 지었다고 합니다. 천하의 솔로몬 왕도 한 평생을 돌아보니 인생이 거기서 거기였다는 것입니다. 솔로몬 왕의 교훈을 우리 나라 대통령들이 마음에 새기면 행동거지를 꽤 조심할 텐데 권력을 잡고 있을 때는 이런 교훈이 귀에 들리지 않는가 봅니다.
목표를 세상에 두고 있으면 언제나 불안하고 숨이 막힙니다. 바람이 어디서 불어서 어디로 갈지 모르듯이 인생도 세상풍파 속에서 표류합니다. 우리들의 인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도서의 가르침대로 물거품과 같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인생길은 이십 보 백 보요 새옹지마처럼 복과 화가 번갈아 오는 법입니다.
하지만 전도서는 물거품과 같은 인생을 단지 탄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전도서의 마지막 장은 젊은이에게 주는 교훈으로 막을 내립니다; “젊을 때에 너는 너희 창조주를 기억하라”. 덧없는 세상을 의미 있게 사는 비결은 일찍이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사는 것이라는 깨우침입니다. 헛된 세상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지만 우리의 눈을 창조주 되신 하나님께 고정해야 합니다. 기쁨과 슬픔이 번갈아 오는 인생길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의식하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언제나 거기 계시면서 인생길의 기준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이 들고 앞이 깜깜해도 너무 초조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훗날 생각해 보면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길은 모두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렇다면 시선을 영원하신 하나님께 고정시키고, 느긋하게 인생길을 걸어가는 것이 새옹지마와 같은 인생길을 일정하게 사는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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