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씩 그들은 질문에 대답한다. :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 8명 참석자가 대답을 끝낼 무렵, 흰 벽의 방안엔 상상의 만찬이 차려진 느낌이다. “우리 레시피를 교환합시다. 직장은 없지만 적어도 이 요리를 해보면 잘 먹긴 할테니까요”라고 게리 산체스(43)는 말한다. 좌중엔 웃음이 터지고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요리강좌가 아니라 잡 클럽(Job Club)의 모임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실직자들이 1주에 한번씩 모여 위로와 격려, 취업정보를 교환하는 곳이다.
경제악화 감원사태에 지원모임 급증
격려와 정보 나누는 ‘잡 클럽’ 인기
실직자들의 정보교환 모임은 전에도 교회와 직업센터를 중심으로 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제위기와 함께 실직자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모임이 요즘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분노와 공포와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분출하는 생명선으로 미 전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난 정말 두렵고 불안합니다. 이 그룹에 나오면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집중하게 되고 또 구직 전략도 상당히 정리가 됩니다”라고 40세의 그래픽 디자이너 올림피아 몽고메리는 말한다. 그는 이날 2시간 세션 참석회비로 5달러를 지불했다.
참가자는 25세부터 57세, 대학졸업자에서 학사학위 소지자, 사무직 매니저와 중역에 스트리퍼까지 연령, 학력, 경력 모든 게 다양하다.
고용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실정이니 요즘의 잡 클럽은 감정적 지원에 치중한다. 가족과도 편안히 나누기 힘든 느낌을 공유하는 동병상련이다. 지난여름 파산한 소프트웨어회사에서 일했던 아이비 모야(40)는 무능해서 새 직장을 못 구한다고 탓하는 가족들의 비난이 참기 힘들어 당분간은 만나는 것조차 피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지금 내 삶에서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람들이거든요”라는 그녀의 호소에 참석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의 부모는 내가 택한 직업의 그 어느 것에도 만족을 못합니다”라고 최근까지 여권오피스에서 일했던 25세의 닐 사르다나는 말한다. 출판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45세의 폴 닐도 명절에 모인 가족 친척들을 대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 놓는다. “그들은 나의 형편이나 느낌을 묻지 않았습니다. 마치 묻고 나면 자신들도 실직할 까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창립 20주년을 맞는 이모임의 코디네이터인 힐러리 로마로프는 지난해만 해도 참석자가 3명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은 10여명은 보통이다. “자기 혼자만 힘들고 버려졌다고 생각하다가 이곳에서 혼자가 아니구나를 깨달으며 위로를 받는 겁니다”
잡 클럽같은 분위기는 없지만 실직자들을 위한 보다 대규모 미팅은 잡 페어(job fair)다. 미국 내 최대 잡 페어 조직회사인 내셔널 커리어 페어즈 보고서에 의하면 잡 페어의 참석자는 2007년에 비해 41%나 증가했다. 지난달 뉴욕 잡 페어의 경우 2,000명이 몰려들어 입장 대기 장사진으로 일대 혼란을 빚을 정도였다. 2009년에는 잡 페어 개최회수를 금년의 302회에서 20% 늘려 367회로 계획하고 있다.
대규모 잡 페어의 단점은 너무 사무적이고 무성의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 틈새에서 뜨는 것이 잡 클럽 타입의 모임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넥스트 스텝 파트너스라는 취업자문회사는 2001년부터 커리어 액션 그룹이라는 6주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미국 5개 도시에서 순회개최를 해왔는데 2005년까지의 미미했던 수요가 요즘 들어 부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참가비도 만만치 않게 비싸 이 회사는 내년 매출에 대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불황 속에 이런 호황도 생기기 마련이다.
실직 후의 의료보험은?
직장을 잃는 것은 봉급을 잃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의료보험마저 사라지는 것을 뜻하는데 그 타격은 생각보다 크다. 보험이 없는 경우 단순한 부상이 파산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CNN이 소개하는 3가지 대책은 다음과 같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아직 직장에 다니는 가족의 의료보험에 ‘특별 등록’(special enrollment)란 과정을 통해 들어가는 것이다. 자격만 된다면 가장 싼 방법이다. 그러나 실직 후 30일이 지나면 가입 자격을 잃게 되며 이 데드라인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실직은 했으나 다니던 직장의 보험을 유지하는 COBRA라는 플랜도 있다. 그러나 고용주의 공동부담 없이 자신이 100%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상당히 비싸다. 직장 보험을 통해 개인의 경우 1년에 721달러, 가족의 경우 3,354달러를 냈던 보험료가 COBRA에 들 경우 개인은 4,800달러, 가족은 무려 1만3,000달러로 폭등한다. 그것도 60일 안에 들어야 한다.
수입이 낮은 경우엔 주정부 보조 프로그램인 어린이 보험(S-CHIP)이나 메디케이드(캘리포니아의 경우 메디칼)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자격이 안 되면 남은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개인으로 가입하는 보험이다. 그룹 가격인하를 못 받기 때문에 가장 비싼 선택이다. 주 보험국에 보다 싼 보험찾기 방법을 문의할 것. 연방노동부 종업원혜택안정국 866-444-3272에 문의해도 된다.
한가지 알아둘 주의사항은 보험없이 63일 이상 지내다 다시 취업했을 경우 새 고용주가 기존의 병력을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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