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셰리프 “악역 안 맡아”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주택차압이 속출하는 가운데 집주인이 돈을 못내 주택을 차압당하는 바람에 영문도 모르게 집에서 쫓겨나야 하는 억울한 처지의 세입자들에게 일리노이의 한 카운티 셰리프국이 동정의 손길을 내밀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의 셰리프국은 차압된 주택에서 입주자들을 강제 퇴거시키던 조치를 앞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8일 발표했다. 렌트비를 꼬박꼬박 내고도 집주인의 불찰로 주택에서 쫓겨날 처지의 세입자들을 매정하게 쫓아내는 악역은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토마스 다트 셰리프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실하게 렌트비를 지불한 많은 입주자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피해를 입는다”며 앞으로 은행에서 입주자를 퇴거시키려면 입주자가 집주인이거나 차압 절차에 대해 적절하게 통보를 받았다고 증명하는 선서 진술서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근래 주택 차압이 급증한 가운데 필라델피아의 셰리프국도 주택 차압을 정지하도록 협상을 이끈 바 있다.
다트 셰리프 국장은 일리노이 주법아래 입주자들은 퇴거되기 120일 전에 사전 통보를 받아야 하는데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입주자들이 어느 날 직장에서 귀가한 후에야 전 재산이 길가에 버려져 있는 광경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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