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부푼 꿈을 안고 베이징에 왔지만...
우여곡절 끝에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태권 공주’ 셰이카 마이타 모하메드 라시드 알 막툼(28)이 첫 판에 고개를 숙였다.
22일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 경기가 열린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
UAE태권도협회 명예회장인 알 막툼 공주가 경기장에 올라서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알 막툼 공주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때 가라테 쿠미테(대련) 여자 60㎏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지난해 태권도로 전향해 와일드카드로 베이징에 왔다.
그러나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지난해 UAE 초청으로 해당 국가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와일드카드 `특혜’ 논란이 불거져 알 막툼 공주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운명의 장난일까.
대회 직전 한국을 찾아가 전지훈련까지 했던 알 막툼 공주의 첫 경기 상대는 공교롭게도 태권도 종주국 간판스타이자 세계 최강자 황경선(22.한국체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2005, 2007년)에 빛나는 황경선은 아테네올림픽 때 동메달 한을 이번 대회에 풀겠다는 각오였고 `초보’인 막툼 공주는 적수가 될 수 없었다.
경기 초반은 접전 양상.
황경선은 1라운드 시작 1분여 만에 오른발 옆차기로 1점을 뽑았고 받아차기 공격을 성공시킨 막툼 공주도 포인트를 얻어 1-1이 됐다. 늘씬한 막툼 공주는 가라테 기술을 바탕으로 긴 다리로 황경선을 위협했다.
그러나 탐색전으로 막툼 공주의 허점을 파악한 황경선은 2라운드 들어 1점을 추가한 뒤 왼발 안면 공격으로 2점을 뽑아 순식간에 스코어는 4-1로 바뀌었다. 황경선의 왼발이 정확하게 귀하신(?) 공주님 얼굴 정면을 내리쳤다.
막툼 공주는 3라운드에도 거센 반격을 시도했지만 1점을 더 내줘 결국 1-5로 무릎을 꿇었다.
공주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만 실망스런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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