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무릎 부상만 없었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무릎이 끊어지는 한이 있어도 싸운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섰다
22일 한국 선수단에 11번째 금메달을 안긴 `태권 숙녀’ 황경선(22.한국체대)은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에서 2-1로 승리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 왼쪽 발을 절룩거리면서 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섰다.
8강 경기 중 당한 부상 때문이다. 황경선은 크로아티아 산드라 세리치와 오른발 돌려차기를 하다 왼쪽 무릎을 부딪혀 무릎 부분이 접혀지면서 뚝∼하는 소리가 났다.
지난해 초 훈련 중 내측 인대가 끊어졌던 그 부위에서 또 다시 부상이 재발한 것이다.
황경선은 4-1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지만 상대는 `숙적’ 글라디 에팡(프랑스)이었다.
에팡은 황경선이 2005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잇따라 꺾었던 선수.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의 제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황경선은 지난해 9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는 에팡에게 2-6으로 덜미를 잡혀 우승을 놓쳤던 악연이 있다.
장신에다 파워까지 갖춘 선수여서 부상을 당한 황경선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황경선은 통증을 참아가며 경기를 해야 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을 한 뒤 점수를 지키는 수세적인 경기를 펼 수밖에 없었다. 3라운드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연장 4라운드 시작 40초 만에 빠른 왼발 공격으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힘겹게 고비를 넘겼지만 통증은 가시지 않았고 결국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진통제 주사를 맞고서야 결승에 나설 수 있었다.
왼발은 힘을 제대로 줄 수 없어 오른발을 매트 위에 지탱하고 공격할 수 밖에 없었다.
황경선은 고교 3학년의 어린 나이로 참가해 금메달을 4년 전 아테네 대회의 아쉬운 순간을 떠올렸다.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투혼을 발휘했고 0-1 열세를 딛고 2라운드 왼발 돌려차기로 동점을 만든 뒤 3라운드 종료 24초 전 빠른 왼발 뒤차기 기술을 성공시켰다.
4년 동안 가슴에 맺혀 있던 한(恨)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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