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과 우정을 한꺼번에… 한달에 한번 정기교환전
1960년생 이상 샌프란시스코 OB팀과 실리콘밸리 OB팀이 17일 오후 산라몬 센트럴 팍에서 첫 교환전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산라몬서 제1차 우정한판>
이 나이에 아들 같은 녀석들한테 부대끼면서 몸 상해가면서 뛰어야 되나 이거? 지난 봄 상록축구대회. 막 쉰 줄에 접어든 SF축구협회 최원 전 회장은 스무살 안팎 선수들과 진땀 뻘뻘 승부를 벌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필드밖으로 물러나오며 너털웃음과 함께 넋두리를 했다. SV축구협회 이창수 회장은 나이를 잊고 승부의 전장에 올랐다가 나이를 실감하며 걸어나올 때면 안그래도 걸쭉한 입담이 더욱 걸쭉해졌다. 이 회장이나 최 전 회장쯤 혹은 그 이상 나이의 축구사나이들은 노상 축구로 몸살리기를 하면서도 젊고 빠른 아들뻘 조카뻘 선수들과 겨루느라 온몸이 쑤시고 다리가 저릴 때면 약속한 듯 내뱉는다. “일주일만 젊었어도…”
마음은 청춘인데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어 하나둘 벤치로 물러나거나 출장시간이 줄어드는 북가주 한인사회 왕고참 축구사나이들이 뭉쳤다. 나이타령 필요없는 ‘우리들의 리그’를 만들었다. 17일(일) 해질 무렵 산라몬 센트럴 팍에서 OB들의 첫 축구잔치를 펼쳤다. 1960년생 이상 SF축구협회(회장 이상호) 관할지역 축구사나이들과 SV축구협회(회장 이창수) 관할지역 축구사나이들이 우정의 승부를 가졌다. SF축구협회가 실리콘밸리OB축구회(회장 최치호)를 초청해 벌인 친선경기였다.
모두들 대만족. 내친김에 한달에 한번씩 양쪽지역 정기교환전을 갖기로 뜻을 모았다. 다음달 2차전은 한얼대회 주최측과 협의해 그 대회날 시범경기를 갖거나 여의치 않으면 이번처럼 산라몬에서 친선경기를 엮기로 했다. 60년생 이상 OB교환전이 뿌리를 잘 내리면 40대 선발팀, 50대 선발팀 식으로 몸집을 불려나갈 수 있으리란 희망플랜도 나왔다.
교환전 첫판승부는 25분씩 4쿼터로 나눠 100분간 이뤄졌다. 승부보다 우정에 방점을 찍은데다 첫판이라 미처 홍보가 덜 된 탓에 교체선수가 충분하지 않아 1, 2쿼터는 원안대로, 3,4쿼터는 일부 선수를 바꿔가며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므로 스코어는 별 의미가 없었지만 SF팀의 조국현 선수는 혼자서 4골을 넣고 1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신나는 골세례를 퍼부었다. 환갑이 된 1948년생 천영배 선수와 이장수 선수도 “젊은 것들 방해가 없으니” 팔팔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내년이면 환갑인 이동윤 선수와 조남영, 문동일, 서양수, 김영규 선수 등도 50대 후반 나이를 잊고 기량을 겨뤘다. 나이제한에 걸린 SF축구협회 이상호 회장과 문대우 사무장, 아가페클럽의 임병동 전 회장 등은 심판을 맡아 진행을 돕다 ‘형님들의 배려로’ 출전기회를 잡아 함께 땀을 흘렸다.
이번 교환전을 기획하고 첫 마당을 마련한 이상호 회장은 경기전 “형님들 선배님들, 반갑고 너무 고맙다”며 “게임이라는 게 하다보면 과격해질 수 있지만 서로 악수하고 일어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최치호 실리콘밸리 OB축구회장과 조남영 SF축구협회 전 회장, 문동일 SV한국학교 유소년팀 감독 등은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오히려 고맙다”며 “축구를 통해 건강도 살리고 우정도 살리자”고 화답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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