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우세인 볼트(오른쪽)가 16일 남자 육상 100m 결승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베이징-AP>

육상 100m 신기록
자메이카 남녀 싹쓸이

우세인 볼트(22ㆍ자메이카)의 질주는 ‘번개’처럼 빨랐다.

천둥번개(thunderbolt)란 별명을 가진 볼트가 육상 100m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우며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6월 세계기록(9초72)을 경신한 지 불과 77일 만에 또 다시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 결승이 벌어진 16일 궈자티위창. 볼트가 9초69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9초95에 그친 라이벌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을 가볍게 눌렀다.

볼트, 파월과 함께 3파전을 벌일 걸로 예상했던 타이슨 게이(미국)는 허벅지 통증으로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은메달은 트리니다드토바고의 리처드 톰슨(9초89초), 동메달은 월터 딕스(9초91)가 차지했다.

출발은 파월이 빨랐다. 파월이 총성이 울리자 0.134초 만에 달린 반면 볼트는 0.165초에야 뛰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속도로 선두로 나선 볼트는 40m가 넘어서자 번개처럼 달렸다. 결승선을 20m 앞두고는 좌우를 살펴 우승을 직감하자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는 등 여유까지 보였다.

육상 단거리 강국 자메이카는 볼트의 활약으로 올림픽에서 첫 1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자메이카는 92바르셀로나올림픽과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한 린퍼드 크리스티와 도노번 베일리를 배출했으나 이들 모두 각각 영국과 캐나다로 국적을 바꾼 탓에 자메이카의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m와 400m 계주까지 3관왕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볼트는 “브루스 골딩 총리로부터 조국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