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재역전승을 거둔 끝내기 결승득점을 올린 이택근(왼쪽)이 이승엽(가운데)과 송승준의 축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한국야구, 미국에 8-7 재역전승… 일본은 쿠바에 고배

한국야구가 베이징올림픽 첫 경기에서 엎치락뒤치락 접전 끝에 강호 미국을 눌렀다. 2점차로 앞서던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3점을 내줘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는 듯 했으나 돌아선 9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 8-7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고 메달권 진입을 향한 쾌조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13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벌어진 예선 풀리그 1차전에서 한국은 8회까지 6-4로 앞서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9회초 마무리로 나온 한기주가 흔들리며 대거 3점을 내줘 6-7로 역전을 허용, 패전위기를 맞았다. 한기주는 선두 마이크 헤스만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1점차로 쫓긴 뒤 테일러 티가든과 브라이언 바든에 안타와 2루타를 허용,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려 윤석민으로 교체됐고 윤석민은 다음 2명을 삼진과 팝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다음 타자 포볼 후 맷 브라운에 좌중간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맞고 6-7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허무한 역전패를 눈앞에 두고 한국의 저력이 발휘됐다. 9회말 선두 대타 정근우가 미국 클로저 제프 스티븐스로부터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한국은 다음타자의 내야땅볼로 그를 3루로 보낸 뒤 이어진 이택근의 2루땅볼 때 2루수 제이슨 닉스의 홈송구가 좋지 않아 7-7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계속해서 한국은 스티븐스의 1루 견제구가 뒤로 빠지는 틈을 타 이택근이 3루까지 진루한 뒤 이종욱의 센터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한편 이날 선발로 나선 메이저리그 출신 봉중근은 1회초 2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으나 이후 다음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등 4⅓이닝동안 5안타 3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2회말 선두 김동주의 안타에 이어 이대호가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경기를 뒤집었고 3-3이던 5회말 이승엽의 1타점 2루타 등으로 3점을 뽑아 6-3으로 앞서가며 승기를 잡았다.

한편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첫 경기에서 난적 쿠바에 2-4로 덜미를 잡혔다. 올림픽 직전 한국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던 쿠바는 이날 일본을 맞아 2-2로 맞선 5회말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의 2타점 적시타로 잡은 4-2 리드를 끝까지 지켜 첫 승을 신고하며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일본에 패했던 빚을 갚아줬다. 일본 선발로 나선 일본프로야구 간판에이스 다르빗슈 유(니혼햄)는 4이닝 동안 7안타 4포볼로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이밖에 홈팀 중국을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일축했고 대만은 네덜란드를 5-0으로 완봉시켰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