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때때로 에로틱한 순간보다는 낙조의 장엄함…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에 보다더 고뇌하는 인간으로서의, 사랑과 낭만의 감정을 절실히 느끼기도한다. 청춘의 덧없음… 세월의 무상함을 노래하는 실존의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때 라고나할까. 삶은 욕망의 폭주열차이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수렁… 쾌락의 갈증은 영혼을 탈진시킬 때 까지 멈추지 않지만 가끔 귀뚜라미 소리와 같은 실존의 외로운 소리가 들려올 때면 우리는 잠시나마 윤회의 수레바퀴를 멈추고 삶이 던지는 고통, 산다는 것에 대한 명상… 서글픈 감정속에서 비창하지만 우울한 안단테… 서늘한 영혼의 가을 느끼곤한다.
세계 3대 교향곡을 꼽자면 아마 가장 널리 연주되는 곡이 베토벤의 ‘운명’, 드보르작의 ‘신세계’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 이 아닐까 한다. ‘운명’은 용기를, 신세계는 향수를, 비창은 외로움을 표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특히 ‘비창’ 만큼 아름다운 교향곡도 드물다 하겠다. 이 어둡고도 황량한, 장엄한 황혼을 그린 듯한 작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는 이유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이 작품이 초연 되었을 때는 이 작품을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비창’의 울림은 오히려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뒤에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다시 찾아 왔고, 그 제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서글픈 인생의 실존을 너무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의 서늘한 선율에 가슴을 상채기 내며 떠나간 비극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를 애도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한이 머물고 있기 때문일까 ‘비창’을 들으며 밤거리를 헤매다보면 대기 속의 외로운 망령들이 절규가 들려오는 것 같다. 청춘의 절망이라고나할까, 아니면 대학로 등에서 밀려오는 가슴 아픈 로맨스라고나할까, 여린 한이 되어 절규처럼 가슴 한 복판을 휑하니 구멍내고 인생에 대한 쓸쓸한 낭만으로 가슴이 격해 오곤한다. 아직은 굴절되지 않은, 너무도 사랑하기에 사랑할 수 없었던 낭만의 한이 바순의 선율로 변하여 연주될 때면 사람들은 가슴 적막하도록 외로운… 잃어버린 낭만으로 가슴을 치고, 절규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인생은 ‘비창’하다. 그러기에 저주스럽고 또 미치도록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 ‘비창’은 교향곡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 곡은 이제까지 없었던 어둡고 절망적인 선율이 전편에 흐르고 있다 하여 ‘비창’이라는 제목이 붙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내향적인 성격, 불행했던 인생, 그리고 당시 러시아 전체를 휩쓸고 있던 무겁고 답답한 민중들의 슬픔이 그려진 작품이었다. 이 명작이 탄생될 당시 차이코프스키는 눈물을 수없이 흘리며 “나의 모든 작품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최후를 장식한 작품으로, 어쩐지 진혼곡의 냄새가 가득 풍기는 이 작품은 초연(1893년 10월 28일) 9일만에 작곡가가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음악사상 최대의 걸작 교향곡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 작품은 초연된 뒤 동생 모테스트의 제안으로 이 곡이 지닌 성격을 나타내는 표제 ‘비창’을 붙이고, 출판사에 보내는 악보에 ‘비창적 교향곡’이라는 타이틀을 썼다고 한다. 11월 8일, 이 곡은 페테르부르크에서 명지휘자 ‘나프라브닉’의 지휘로 다시 연주되었고, 곡이 제 4악장에 이르렀을 때 청중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전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주제 선율이 있는 1악장이 유명하며, 어둡게 마감짓는 4악장도 이 곡의 비창한 성격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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