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는 일본의 주 섬인 혼슈에서 홋카이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작년부터 대한항공이 서울에서 직항편을 운항해 홋카이도로 떠나는 사람들은 삿포로를 거치지 않고도 남쪽 지역을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이곳은 ‘일본 3대 야경 명승지’로 불리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시가지 모습은 휘황찬란하다.
이곳에 처음 온 한국인이 새롭게 느끼는 사실이 하나 있다. 한국에서는 동쪽에 있어야 할 동해가 이곳에서는 서쪽에 있는 것이다. 어째서 이 바다를 ‘동해’라고 부르는 것을 일본인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지 그 까닭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일본 해’로 부르자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일 한국인은 없다. 이 바다의 한 쪽에는 분명 한국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보면 동쪽, 일본에서 보면 서쪽, 러시아에서 보면 남쪽에 있는 이 바다의 이름을 뭐라 불러야 할까. 여러 육지로 둘러싸여 있으니까 ‘아시아의 지중해’로 부르면 어떨까. 이성적인 주장이지만 어느 쪽도 받아드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민족 감정이 개입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 일부에서는 주한 미 대사관에 그 책임을 물어 주미 대사와 나아가서는 외교부 장관까지 경질하라고 야단이다.
그러나 과연 미국은 지금까지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한국 측 주장을 지지해왔을까. 정답은 아니다다. 제2차 대전 후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기본조약인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제1초안부터 5초안까지 독도를 한국 땅이라 했다 일본의 반대에 부딪치자 제6초안에서는 일본 땅으로 인정했다. 그러다 다시 한국의 반대가 거세자 최종안에서는 아예 빼버렸다. 이때부터 미국은 독도를 이곳을 처음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이름을 딴 ‘리앙쿠르 암석’이라고 불러왔다. 한일 간의 분쟁에 관여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이 한국 측 주장을 지지할 것이란 한국인들의 생각은 착각이며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단지 미국은 1952년 이후 한국이 독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묵인해 왔을 뿐이다. 이 문제가 불거지면 불거질수록, 미국은 더욱 중립을 표명할 것이 뻔하다.
이 문제가 국제 사법 재판소에 붙여지고 나중에 어느 한 쪽을 들어야 한다면 미국은 오히려 일본 편을 들지 모른다. 경제적 위상과 미국 밀착도로 볼 때 ‘미국 쇠고기는 모두 광우병 쇠고기’라는 억지 주장을 펴며 촛불 시위로 밤을 지새는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아무리 한국 안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 본 들 국제적 인정을 받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한국이 독도를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독도를 유인도화 하거나 군사기지화해 눌러 앉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이 가고 20년이 가고 100년이 가면 나중에는 누구도 이곳이 한국 땅이 아니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독도를 자꾸 국제 사회에서 이슈화하는 것은 일본의 전략에 말려드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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