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6년 6월 20일 밤 146명의 영국인 포로가 인도 캘커타의 한 감방에 수용되었다. 블랙홀(Black Hall)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 감방은 사방이 6m 밖에 되지 않았다. 창문이나 조그마한 구멍이라곤 아예 없는 그야말로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그날 밤에 대부분의 포로들은 질식사했다.
다음 날 아침까지 살아남은 자는 겨우 23명뿐이었다. 사인은 생명유지에 필요한 광선과 산소의 부족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이 세상에는 식물계와 동물계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 받으며 살아간다. 산과 바다, 흙과 나무, 작은 곤충 한 마리에서부터 커다란 짐승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생명은 서로에게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은 생명 고리에 따라 그렇게 생존을 잇는다.
자동차처럼 사람도 필요할 때마다 산소를 주입시켜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유료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돈 있는 사람은 안전한 장소에 산소 파동을 대비해 거대한 산소 탱크를 설치해 놓을 것이다. 그리고 가진 자들을 위한 오염되지 않은 우량의 산소를 비축해 놓을 것이다. 히말라야 산(産) 최고급 산소, 킬리만자로 산(産), 북극 산(産) 같은 상품들이 고급백화점의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이게 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맛볼 수 없는 고가의 산소는 세계의 부호들에 의해 순식간에 매진되고 말 것이다.
산소 판매라는 전망 좋은 사업은 신흥재벌들을 양산할 것이다. 산소 도둑과 강도가 득시글거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암시장에서 불법으로 거래되는 혼탁하고 오염된 공기를 헐값에 살 것이다. 매일 TV와 신문지상, 인터넷에는 산소와 연관된 치열한 생존투쟁들을 긴급뉴스로 알려줄 것이다.
하나님은 햇빛과 비를 비롯하여 지구촌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모든 자연환경을 은혜로 주셨다. 숨쉬고 햇볕을 쬐기 위한 특별 구역도 설정되어 있지 않고 산소 호흡에 대한 과세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이 인간의 생존을 위해 주셨다. 필요하면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최대한 사용했음에도 여태껏 남아 있는 무진장의 보화다.
사실 우리가 쓰는 것은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헬런 스타이너 라이스의 시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가슴으로도 다 못 헤아리고/ 맘으로도 다 못 깨달을/ 하나님의 넘치는 선물은/ 다함없이 우리의 것……/ 눈부시게 넘치는 태양을/ 한 가닥 햇살밖에 못 다듬는 우리!/ 어디나 넘실대는 대기를/ 한 모금 밖에 못 마시는 우리!>
인간의 오만으로 인해 아름다운 지구는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화하고 있다. 무너져 내리는 생태계는 이제 인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독수리 5형제가 힘을 합쳐도,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이 함께 나서도 어쩔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되었다. 지구지킴이는 너와 나뿐이다. 우리가 손을 놓으면 지구는 끝장이다.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마당을 비질해야 한다. 우리가 골목길을 쓸 때 우리는 지구를 소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덜 상한 지구, 몸살을 앓던 생태계를 예전처럼 회복시켜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산과 바다와 나무와 돌을 아끼는 것이 내 아이들과 그들의 미래를 가꾸는 것이다. 대자연은 인류가 함께 나누어야 할 삶의 보고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길바닥에 쭈그려 앉아 깨진 유리조각을 줍던 페스탈로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어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