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역사에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얼마 전 영국에서 인간과 동물간의 ‘교잡 배아’를 허용한 것이다. 지난 달 영국하원은 ‘인간 배아법’ 개정안 중 인간-동물 교접배아 금지 조항을 336대 176으로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상원 가결 등을 거쳐 2009년 초 시행될 개정안은 인간 - 동물 교접배아를 치료 연구 목적에 한해 허용하고, 배아를 생성 14일 이내에 폐기처분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배아법 개정안이 영국의회에 상정된 것은 2006년 말 킹스 칼리지와 뉴캐슬 대학이 유전질환 연구에 인간배아가 필요하지만, 여성난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인간-동물 교잡 배아의 허용을 당국에 요청한 결과이다.
영국하원에서 인간-동물 교잡 배아 허용안이 통과되자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는 “앞으로 알츠하이머, 파킨슨 같은 난치병의 치료와 연구를 목적으로 인간-동물 교잡 배아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려 수백 만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간-동물간의 ‘이종교배’는 영국총리의 환영성명과는 달리 인간존엄성 훼손과 윤리문제 그리고 예상할 수 없는 교잡배아의 후유증 문제 및 창조주의 생명창조에 대한 인간도전의 불합리성 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인간-동물 교잡 배아란 암소나 토끼 같은 동물의 난소에서 난자를 채취해서 유전암초와 핵을 제거한 후 인간피부세포에서 DNA를 가진 세포핵을 뽑아내서 동물의 난자 속에 주입해 배양시킨 배아를 말한다. 이미 영국에서는 인간-동물 교잡 배아생성 허가를 받아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인간 DNA를 소의 난자에 삽입해 만든 배아 32개를 3일간 생존시킨 후 폐기처분한 적이 있다고 한다.
허나 인간-동물의 교잡 배아 실험시도는 어떤 이유로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 발상 자체가 고귀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며, 더 나아가 의도적으로 생명을 죽이는 살인죄를 짓는 분명한 이유 때문이다.
생명공학자들은 산모의 자궁에 착상하기 전의 수정란을 특별히 ‘전배아’라 구분하여 부른다. 그런데 이 전배아의 인간 생명권 논란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그 이유는 인간생명의 시작을 어느 시점으로 보아야하는 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 그리스도교회는 인간 생명의 시작을 난자와 정자의 수정시점으로 보기에 자궁에 착상하기 전의 전배아도 생명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혹자는 생명의 시작이 수정 순간이든, 수정란의 자궁착상 순간이든 또는 기관이 분할 형성되는 수정 14일이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런지 모른다.
그러나 배아연구의 목적이 난치병을 치유하기 위해 배아를 죽여서 빼낸 줄기세포의 이용에 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 병든 생명체를 고치기 위해 멀쩡한 한 생명체를 죽여야 한다는 ‘살인’을 범하는 행위라는데 있다.
비록 인간생명의 시작에 대한 그리스도교 입장이 생명공학연구를 지지하는 현시대의 요구와 다를지라도, 창조주의 뜻을 따르고 인간생명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올바로 깨달아 인간생명 수호를 지켜내야 한다.
그것만이 오늘날 우리가 처해있는 죽음의 문화를 이기고 ‘생명문화’를 창출해내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김재동
의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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