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지역주민들의 주도로 ‘첼시 리커’ 업소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브라이언 이 사장이 연설하고 있다.
건물주의 횡포로 생계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인 영세 업주를 위해 이웃 타민족 주민들과 소상인들이 힘을 합쳐 시위를 펼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이 한인 업주는 건물주로 인해 인체에 치명적인 석면에 20년 이상 노출된 상태에서 보상은 커녕 빈털터리로 쫓겨날 판으로 타민족들만이 아닌 한인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인공은 맨하탄의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9애비뉴 첼시지역에서 26년간 ‘첼시 리커’(114 9Ave)를 운영하고 있는 브라이언 이(68) 사장으로 현재 건물주로부터 법원에 고소된 상태다.이 사장의 불운은 지난해 새로 바뀐 건물주가 터무니없는 렌트를 요구하며 업소를 비워줄 것을 통고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말 리스계약이 만료됐던 이 사장은 전 건물주로부터 리스 재계약을 약속 받았으나 건물주가 전격적으로 새 건물주에게 팔아넘기면서 법적으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전 건물주는 업소 지하창고에 인체에 치명적인 석면 파이프를 방치, 결과적으로 이 사장의 건강까지 훼손시켰다. 이 사장은 재작년 우연히 공사를 하면서 석면파이프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리스 갱신 때문에 건물주에게 말도 못했다고 전했다. 전 건물주는 구두상으로 재계약을 해주겠다고 안심시킨 후 이 사장이 석면 문제를 제기하기 전 아무도 모르게 다른 부동산업자에게 건물을 넘겨버렸다. 재계약을 위해 참아왔던 그로선 앞이 캄캄해지는 순간이었다. 전 건물주의 잔꾀에 당한 이 사장은 새 건물주에게 간절히 리스 연장을 요청했으나 올 4월부터
2,400달러의 임대료를 무려 250% 인상한 6,000달러를 내지 않으면 가게를 비워야 한다는 법원 고소장만 받아야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웃 주민들이 지난 4월 이 사장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고객 중의 한명이 뉴욕최대 무가지인 ‘에이엠뉴욕’(amNY)에 제보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새 건물주는 꿈적도 않은 채 이 사장에게 업소를 비울 것을 계속해서 재촉했다.그러나 대부분 영세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 씨의 딱한 사정을 자기일 처럼 도우며 건물주에 맞서 굴하지 않았다. 단골 고객였던 지역 시민운동가인 미겔 아세베도씨의 주도로 지난 5월3일 상가 앞에서 대규모(?) 집단 시위를 펼친 것이다. 시위에는 스코트 스트링거 맨하탄 보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 100여명이 참가, 건물주의 횡포를 규탄했다.
이날 시위 소식은 뉴스 전문 TV채널 NY1과 amNY, 특히 1면에서 4면까지 특집기사로 다룬 지역 주간지 ‘첼시 나우’를 타고 뉴욕시 전역으로 점차 확대됐다.첼시 나우는 기사에서 “이 사장이 ‘아메리카 드림을 앗아가지 말아달라, 나는 한국에서 왔다. 우리가게 옆의 식당 주인은 중국인다. 그 옆 델리가게는 인도인이 운영하고 커피샵은 아프가니스탄인이다. 그들 모두는 이 순간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연설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시위를 계기로 뉴욕시의회에서는 소상인을 보호하는 법령까지 입안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여전히 실의에 빠져 있다. 이 사장은 건물주로부터 현재 ‘8월까지 가게를 비울 것’을 최종 통보받은 상태다.이 사장은 “절망에 빠진 저에게 보여주고 있는 타민족 이웃 주민들의 사랑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저 만의 문제가 아닌 뉴욕시 소상인 전체 문제를 확대된 만큼 힘이 닿는 데 까지 싸워 소상인들이 불이익을 당해야 하는 부조리를 없애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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