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물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은혜 속에 살아간다. 공기의 은혜, 물의 은혜, 부모님의 은혜, 나를 있게 하는 세상 만물의 은혜 등. 이러한 은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항상 베푼다는 상이 없이 여여하여 그 은혜를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조용히 앉아서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런 은혜가 없이 과연 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누구나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음처럼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날을 맞이하는 6월은 아버지가 주신 선물들을 찾아 고요히 느껴봄이 어떨까.
“사실 네가 태어났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바위보다 더 크고 무거운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졌지. 내가 이 한 소중한 생명을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까. 물처럼 살거라. 물은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려 하지. 더러운 곳이 있으면 씻어주기도 하고. 물은 상황에 따라서 얼음도 되고, 또 기체도 되지만, 언제나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단다. 호연지기를 기르거라. 호연지기는 저 산과 같은 마음을 기르는 것이란다.
네 마음이 깊은 산처럼 넉넉하고, 거친 바람에도 흔들림이 없이 한결 같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의지하고 위안을 받는 그런 소중한 사람이 된단다. 시간이 나는 대로 여행을 하거라. 여행을 하게 되면 네 안에 갇힌 작은 생각들이 툭툭 트이게 된단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네 안에 갇힌 고정 관념을 툭툭 벗어버리고 네 마음을 저 우주처럼 넓혀보아라. 네 마음 안에 펼쳐진 우주를 소리에 담아내는 것이 음악이란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에는 네가 이 우주의 주인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라. 주역의 핵심 사상 중 하나는 “生生之理” 란다. 우주 만물이 다 살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지.
음악에 있어서 소리도 마찬가지란다. 생명에 대한 화두를 늘 놓지 말거라. 자신 뿐 아니라 세상 만물의 생명의 이치를 잘 살피고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거라. 세상은 때로는 드러난 사람을 위해서 숨을 줄도 알아야 하고, 내가 드러날 자리에선 당당하게 드러날 줄도 알아야 한단다. 모든 음들이 조화를 이루려면, 중심이 되는 선율이 드러나야 할 때에 다른 음들은 들릴 듯 말 듯 해주어야 그 소리가 참으로 조화를 이룬다. 복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았는데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요, 참 되고 순수하며 순결한 마음과 담담한 성품이 정말 하늘이 주신 큰 복이라고 생각해 봤다. 나의 가장 큰 소원은 내 딸이 출가를 하여 교무님이 되는 것이다.
나만을 위해 살다간 삶은 때로는 나도 찾지 못하는 허무한 삶을 살기가 쉽지만, 수도하여 참 나를 찾게 되면 나뿐만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단다. 막상 출가를 결심하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어떠니. 처음은 조금 아니 한동안 적응기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야.
사실 아빠가 마음만 먹고 출가를 못한 것은 부모님 얘기는 핑계일 것이고 실은 용기가 부족해서였을 것이다. 이제 자식인 네가 출가를 하니 애비도 이제 몸은 집에 있으나 이제 심출가를 한다. 사랑한다. 우리부처님. 우주는 살아있는 한유기체요 고요한 가운데 비인 것 같으나 생생약동 한다. 그 자리를 안으로 비춰서 느껴서 보도록.”
때로는 엄격한 가르침으로 때로는 따뜻한 사랑으로 전해주신 아버지의 선물을 이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을 것이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해주신 그 은혜에 참으로 보답함은 순간 순간 아버지의 염원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삶에 대한 깊은 감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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