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7일 성황리에 열린 할리웃보울 음악축제에 대학교 3학년인 딸 제시카와 제시카의 친구 세 명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였다. 특히, 제시카와 친구들에게는 지난 2년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에서 온 5명의 젊은 꽃미남 보컬그룹 동방신기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기회여서 그들의 분위기는 ‘흥분’ 그 자체였다.
동방신기의 인기는 이미 LA 공항에 팬클럽이 몰려나와 일대 혼잡을 이루었다는 것과 저녁에는 그들이 머문 호텔까지 전 세계에서 몰려온 외국인 팬클럽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할리웃보울에서 그들이 공연할 때 참석한 수천 명의 한인 젊은 층과 외국인 팬들의 열광은 대단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젊은 세대와의 문화교류 경험 자체였다.
딸 제시카의 동방신기에 관한 자료 컬렉션 중엔 대성공을 거둔 그들의 일본 공연 이야기도 있었다. 일본 TV와의 인터뷰에서 통역도 없이 5명이 전부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며 세련되고 자유스럽게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들이 동양의 ‘대스타’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상상이 되는 이야기였다.
이민 2세인 딸 제시카는 어렸을 때부터 남가주 한국학원을 다닌 덕분에 한국어를 제법 할 줄 안다. USC에서 ‘영어’와 ‘동양 문화와 언어’ 이중전공을 택해 공부하며, 지난 3년간은 대학에서 일본어도 배웠다. 덕분에 할리웃보울 공연장에서 동방신기 멤버 중 2명과 같이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
동방신기 멤버들과 만나려고 극성스럽게 노력한 제시카는 무대 뒤엔 들어가지 못했지만, 통로에서 동방신기 멤버 중 ‘윤호’와 ‘준수’-두 오빠들과 짧게나마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처음 ‘윤호’ 멤버를 보는 순간 한국어로 “윤호 오빠, 나 팬이에요 했더니 그냥 지나가려 했다. 제시카가 다시 일본어로 말을 걸었더니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왔어요라고 대답하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어‘준수’멤버가 지나갈 때 일본어로 함께 대화를 나누니 그도 깜짝 놀라는 듯했다. 그들은 서로 일본말 잘한다라는 칭찬을 주고받으며 얼마나 배우기 힘들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제시카가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 일어, 영어를 다 할 줄 안다는 것에 놀라는 ‘준수’ 멤버와 신나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제시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대화를 나눈 자체가 동방신기 팬클럽에서는 ‘대형 사건’이었나보다. 다음날 동방신기 영어 인터넷 팬클럽에 제시카와 동방신기의 대화 내용이 실렸다. 170명 이상이 보낸 “축하한다 “부럽다 등의 즉석 메시지가 미국, 일본, 한국, 브라질, 영국, 프랑스 등등 전 세계에서 날아왔다고 한다. 이것이 대중문화를 통한 글로벌 시대 젊은 세대 커뮤니케이션의 현장이다.
지난 몇 년간 주요 미국대학 특히 USC에서는 환태평양(Pacific Rim)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과 대학원 전공과목에 다양한 교환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즉 한두 학기 또는 여름학기 동안 중국, 일본, 타이완, 인도, 타일랜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대학들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딸 제시카도 4학년 가을학기를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언어, 역사, 문화 훈련을 받을 계획이다.
미국의 세계화는 지금은 동양 문화권으로 집중해 가고 있고 그에 맞춰 대학 교육 프로그램들이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 자란 코리안 아메리칸 자녀들은 동양계 미국인이 큰 장점이 되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자녀들에게 영어는 그들의 본국어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국의 언어와 문화, 역사를 확실하게 가르쳐 놓으면 앞으로 그들에게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케이 송
USC부부총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