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는 것을 무척 즐긴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나 자신이 책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깊이 빠져들면서 현실을 잊어버리는 때도 있다. 책을 읽으면 얻어나지는 것도 많지만 반듯이 그런 이유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책 속으로 푹 파묻혀서 세상사를 모두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 즐겁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을 축복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전 NPR(National Public Radio)과 ABC의 방송기자 출신인 Kati Marton의 위대한 탈출 (The Great Escape 부제: Nine Jews Who Fled Hitler and Changed The World 출판사: Simon & Schuster)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책이 한글로 번역이 되어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기회가 온다면 다음 해외 여행의 목적지를 헝가리로 정했다.
내용은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을 도피해서 미국으로 건너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으로 세상을 바꿔놓은 아홉 명의 유태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그들 아홉 명이 부다페스트 헝가리에서 시작해서 미국 땅에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은 오늘날의 이민 생활과는 비교 할 수 없는 훨씬 어려운 과정을 거친 것이다. 그들 중에는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인물들도 있지만 그들이 히틀러의 학살을 도피한 과정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몰랐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끌었다.
그들에게는 오늘날처럼 자신의 꿈을 키워줄 스승이나 학교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성공은 더 위대한 것이다.
카사블랑카는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다. 그러나 그 영화를 감독한 Michael Curtiz가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을 도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스승이 없었으면서도 카사브랑카 같은 명작을 만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이후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그 영화가 남녀간의 로맨스가 아닌 전쟁 중 나라를 잃은 국민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영화라는 것을 느꼈다. 그 이외에도 그는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기억에 수많은 명화를 남긴 할리우드의 거장이다.
Robert Capa (라이프 매거진 종군 사진작가)는 Michael Curtiz와도 절친한 사이로 함께 헝가리에서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사진을 시작 한 사람이다. 그가 종군 사진기자로 인정을 받은 것은 1936 스페인에서 내란을 취재하는 중 어는 군인이 총을 맞아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총을 놓치면서 뒤로 넘어지는 순간을 포착 한 사진이다. 이전까지는 사람들이 이런 사진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는 매우 충격적이면서 사진기자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결정적인 작품을 남긴 것이다. 그는 현재까지도 역사의 최고 종군 사진기자이다. Mr. Capa는 사진기자(photo journalist)라는 단어를 창조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Mr. Capa의 작품은 당시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의 역사를 사진으로 남긴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역사적인 영화 장면을 재현하는데는 Mr. Capa의 작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몇 년 전 일등병 라이언 구출(Saving Pvt. Ryan)이란 영화의 명 장면들도 Mr. Capa의 2차 대전 놀만디 상륙 작전을 취재한 사진을 재현 한 것이라고 한다.
Eugene Wigner (물리학 노벨상 수상, 1963)와 Leo Szilard (물리학, 맨해탄 프로젝트, 원자폭탄 공동연구) 역시 물리학자인 Edward Teller 와 Von Neumann도 헝가리에서 히트러의 유태인 학살을 도피해 미국으로 건너와 아이언 슈타인과 함께 맨해탄 프로젝트에 참여한 물리학의 거장들이다. 만일 그들이 미국으로 건너오지 않고 헝가리에서 자신의 분야에 활동을 했다면, 그보다 더 심각하게는 만일 그들이 히틀러에 의해서 학살을 당했다면 세계의 역사는 물론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한 한일 전쟁의 결과가 지금의 그것과 매우 차이가 났었을 것이다.
한인 이민사회에서 우리 자신을 유태인들과 비교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과거 유태인들이 주름 잡았던 뉴욕상가를 언제부터인가 한인들이 들어섰다는 것이며 유태인의 상술은 너 죽고 나 살자 이지만 한인들의 상술은 너 죽고 나도 죽자 식으로 유태인 보다 한 수위라는 등 또는 그들을 일 벌레 돈 벌레라고 표현하는 것들이다. 이는 농담이 썩인 과장된 표현들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가 유태인들이 세계 각처에 적응해서 성공을 하는 것을 부러워하는데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한인 이민사회에서도 세상을 바꾼 인물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판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는 어느 타 인종들이 우리 한인 이민역사와 우리의 국민성을 현재 우리가 유태인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를 부러워 할 것이라 기대 한다.
엄마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은 우리 집 아이들 역시 이 책에서 긍정적인 감동을 받았으며 한동안은 엄마와의 대화가 이 책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여름방학 동안 자녀들에게 추천 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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