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미국에서도 대학입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험생들의 삶이 점차 고달파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과도한 학업에 시달리고 있는 고교생들이 점심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점심시간을 의무화하는 고등학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주 웨체스터카운티의 브라이어클리프 고등학교는 점심시간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수업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다음 학기부터 모든 학생들이 20분간의 점심시간을 가지도록 의무화했다.
이 같은 조치는 665명의 재학생 가운데 12%가 학교에서 쉬는 시간없이 수업을 받고 있으며 30%는 학교식당이 문을 여는 시간에 수업을 받고 있는 등 전체 학생의 절반 정도가 점심시간도 없이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리버데일의 유명 사립고등학교인 호레이스 맨도 지난 3월 모든 학생들이 본인들의 희망 여부에 관계없이 교실 밖에서 점심시간을 가지도록 결정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팰러 앨토, 시카고 등지의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점심시간을 보장해 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명문대학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가중되면서 고교 2학년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되고 있다면서 과도한 학업부담으로 인한 신체적 이상을 호소하는 학생들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스탠퍼드대학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 결과 샌프란시스코만 지역 중상류층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의 근 3분의 2가 항상 또는 때때로 숙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4분의 3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수면장애 등과 같은 신체적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9%는 일종의 각성제를 사용해 공부시간을 늘리고 있으며 25%는 비슷한 이유로 흥분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탠퍼드대학 조사에 참여한 심리학자인 매들린 레빈은 겉으로는 이런 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특권층에 속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잠도 못하고 있으며 필요한 기본적인 음식조차 못 먹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저널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대입경쟁과 고등학교 간 경쟁이 맞물리면서 고등학생들이 생활이 고달파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일부 부모들은 자녀에게 공부를 줄이고 더 많이 놀라고 권유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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