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광명을 온누리에 비추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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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깨 귀의합니다.
불자들이 모이는 자리 첫머리를 여는 삼귀의는 언제 불러도 어디서 들어도 은은한 울림을 남겼다.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가지런히 합장을 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 부르고 듣는 삼귀의, 그 여운은 더욱 은은하게 법당을 가득 메운 불자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법당 구석구석을 쓰다듬었다.
“둥글고 또한 밝은 빛은 우주를 싸고 /고르고 다시 넓은 덕은 만물을 길러/억만겁토록 변함없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노래가 다시 법당 안팎을 골고루 적셨다.
11일 오전 11시 샌프란시스코 여래사(주지 수원 스님). 약 100명의 불자들이 그리 좁지 않은 법당을 좁디좁게 느껴지도록 빼곡히 메운 가운데 석탄일 봉축법요식이 경건하게 진행됐다.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라는 대한불교 조계종 공식표어 아래 새크라멘토 영화사(주지 동진 스님), 샌프란시스코 불광사(주지 보현 스님), 오클랜드 보리사(주지 형전 스님), 헤이워드 전등사(주지 보광 스님), 산호세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 산타클라라 대승사(주지 정윤 스님), 카멜 삼보사(주지 대석 스님)에서도 일요일 혹은 월요일 부처님 탄생의 참뜻을 되새기고 불자로서의 삶을 새삼 다잡는 봉축법요식이 거행됐다.
여래사 수원 스님은 봉축법문을 통해 부처님 탄생의 의미를 설명한 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입니다. 깨달음이란 여실히 있는 그대로 본래의 마음을 아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깨달음이란 어떤 신비한 것, 어떤 특별한 도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은 나를 보고 참 나를 찾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아는 듯하면서도, 또 마음 한번 고쳐먹으면 누구나 이를 수 있는데도, 업의 조화에 속고 업의 유혹에 휘둘려 아무나 해내기 어려운 무엇처럼 돼버린 깨달음에 대해 다시금 일러주는 설법이었다.
스님은 이어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들이 부처가 되게 하기 위해서 이땅에 오신 것”이라며 “성불이란 본래의 나를 찾는 일”이고 “나를 찾는 길만이 인생의 참된 의미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또 “이 깨달음의 실천이 바로 수행”이며 “수행은 깨달음을 밖에서 구하기 위한 행이 아니라 본래의 깨달음을 드러나게 하는 행위”라고 정의한 뒤 “그러므로 수행은 곧 기쁨이요 행복, 수행을 하면 환희심과 무한의 공덕을 얻게 된다”고 일상 속에서 수행하는 삶에 방점을 찍었다.
전등사 보광 스님은 “모두에게 감사하는 날”이란 제목으로 행한 설법을 통해 “우리의 일상 속에서 감사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무심히 지나가거나 오히려 비방과 불평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작은 일이라도 감사하게 생각하면 평화와 행복이 온다”고 말했다. 불광사 보현 스님, 정원사 지연 스님, 대석사 대석 스님 등도 욕망의 사슬에 묶여 괴로움에 허덕이는 이 땅에 자비와 광명의 등불을 밝힌 부처님 탄생의 참뜻을 경건하게 되새기며 참불자의 삶으로 세상을 향기롭게 하자는 주문이 담긴 법문을 했다. 각 사찰 불자들은 차례로 아기부처를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을 행한 뒤 불자의 큰 소망이 담긴 사홍서원으로 법요식을 마무리했다.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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