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홈아트갤러리)
‘덕불고’, 덕을 베풀면 고독하지 않다는 유교에서 나온 말로서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이다.쓸쓸하고 외로울 때 유행가 또는 소설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고독’이라는 단어인데 이 고독을 하나 하나 풀어보면 고(孤)는 어릴 때 일찍 부모를 여의고 외롭게 자란 아이를 ‘고’라고 했다.
부모 없이 자란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제멋대로 자랐기에 에비 없는 호로자식이라는 빗댄 말까지 생겨났다. 반대로 부모가 자식을 잃었을 때 독(獨)이라고 했다. 늙어서 자식이 없으니 효도 받기는 틀린 것이다. 독신생활이 쓸쓸하고 외롭겠지만 어찌하겠는가? 여기에 한술 더 ‘환과고독(鰥寡孤獨)’이란 말이 있다. 남편이 부인을 잃었을 때 ‘환(鰥)’이고 반대로 젊은 부인이 남편을 잃었을 때 ‘과(寡)’라고 했다. 홀애비와 과부를 말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젊은 여인이 남편을 잃고, 어린아이가 부모를 잃고, 늙어서 자식이 없는 모습, ‘환과고독’ 이보다 더 처량한 말이 또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애처로움을 달래줄 말은 없을까?
현명한 우리 조상들이 왜 그런 말을 만들지 않았겠는가.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외롭지 않으려면 덕을 쌓고 좋은 이웃을 가지라는 뜻이다. 좋은 이웃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소중할 때가 있다.‘고독’이라는 단어를 시인들이 노래한다면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느낄 수 있을지 모르나 의학적으로 본다면 우울증,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으로 죽음까지 연결될 수 있는 무서운 단어가 될 수도 있다.
미 응급의학협회(ACEP)에 의하면 봄철에는 16분당 1명꼴로 90% 이상 우울증, 조울증 정신질환으로 자살 인구가 증가한다고 보고했다.사회학자 에밀 뒤르켈(Emile Durkheim 1858~ 1917)은 자살의 충동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였는데 여러가지의 형태로 그 사회와 자살 비율의 연관관계를 밝힌 바 있다. 또한 다양한 자살행위에 대해서도 여러 종류별로 분석하였다. 예로서 정신질환, 이기적인 자살, 이타적인 자살... 아노미(anomy)성 자살(성직자들의 순교) 등등...
흥미로운 것은 자살행위가 도덕적으로 허용되는 행동인가 아니면 금지된 행동인가 하는 것이다. 법적인 눈으로 본다면 범죄적 행동과 같은 것으로 간주되는데 처벌이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일인이기 때문이다. 도덕적 문제로 풀어보면 먼저 이상적인 도덕성이 먼저 정립된 후 그 기준에 의하여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제각기 이상적인 도덕성을 공리적으로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본인들은 자신의 배를 가르는 솜씨로 삶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가장 높은 미
덕으로 생각한다. 패전의 굴욕보다 죽음을 택하는 군인이나 자기 가문의 명예가 더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타적 동기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같은 경제적 위기가 평생을 어렵게 일궈낸 사업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다든가, 가정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경제적 위기가 자살의 촉진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
나 꼭 그렇다는 통계는 없다. 사회경제 위기 또는 전쟁 속에서도 어떻게 하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므로 오히려 반대로 자살인구는 줄어든다.
인간은 물질적 환경에 의하여 무자비하게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우세한, 또는 우세하다고 자신이 느끼는 의식에 의하여 지배되기도 하는 것이기에 특히 우리 민족은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주위 사람이 나보다 잘 되면 공연히 배가 아픈 것이다.
이런 나쁜 정신은 하루빨리 버리고 반대로 좋은 점도 있다. 우리 주위에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동정심을 발휘하는데는 어느 타민족보다 월등히 높다.혹시나 우리 주위에 사회와 등을 지고 소외된 생활을 하고 있는 동포는 없는지 살펴보았으면 한다.고독에 싸여 정신질환자가 자살하는 자체는 개인적인 문제다. 그러나 그렇게 된 동기는 사회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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