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또 오셨시유? 안녕하셨지유?”
플러싱 열린공간에 들어설 때마다 하늘색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한인들을 늘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허리에는 찰랑찰랑 열쇠꾸러미를 찬 작은 체구로 열린공간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살피고 챙기는 관리인 박내천(70·사진)씨다.
박씨는 오전 7시 코리아빌리지의 앞뒤 정문과 주차장 셔터를 열어주는 일로 하루 일과를 시작, 열린공간의 하루 일정이 모두 끝나면 다시 문을 잠그는 일로 마무리된다. 한인사회의 각종 크고 작은 행사가 줄줄이 열리는 곳이다 보니 자정이 가까운 밤늦은 시각까지 꼼짝없이 묶여 있을 때가 허다하다.문을 여는 일 외에도 건물의 관리와 청소도 그의 몫이고 열린공간 행사장에 참석한 한인들을 위해 가지런히 의자를 깔아놓는 사람도 바로 박씨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기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괜찮아유~”라며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로 답을 하고는 금세 얼굴에 함박웃음을 가득 짓는다.
부인과 단둘이 엘름허스트에 살고 있는 박씨는 때로는 다음 날 출근시간을 맞추려고 아예 열린공간에서 밤을 지새울 때도 많다. 요즘은 회사에서 숙직실을 마련해줘 잠자리가 편해졌다며 “저희 사장님은 정말로 너무 고맙고 좋은 분이세유~”라며 사장님 자랑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에서 한때 대규모 농사도 지어봤고 성남에서 잡화가게도 운영했던 박씨는 10년 전 미국에 건너온 뒤 열린공간 관리인으로 5년째 일하고 있다.
플러싱 열린공간 뿐만 아니라 인근 플러싱타운빌딩 관리도 맡고 있고 일주일에 한번은 맨하탄 열린공간에 들러 그곳 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긴 근무시간과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살맛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세 딸과 조만간 10년만에 상봉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어 다음 달에는 아들내외와 손자까지 입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평소 ‘목욕’으로 체력관리를 하는(?) 덕분에 주7일 일을 해도 감기 한번 들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는 박씨는 “내가 아프면 열린공간 일정이 마비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박씨는 “열린공간을 이용하는 한인들이 기분 좋게 들어왔다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믓하다”며 열린공간 행사를 위해 의자를 접고 펼 때마다 옆에서 도와주는 한인들이 가장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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