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한때 102달러 돌파후 하락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잇따르고 있는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 시사 발언에 달러 가치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제상품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2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지난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저치인 유로 당 1.514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는 지난해 12% 폭락한 데 이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지난 3주 동안에만 4%나 빠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 당 106.46엔까지 하락, 지난 1월에 기록한 2년 반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으며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달러 당 1.0624스위스프랑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뉴질랜드달러와 호주달러에 대해서도 각각 82.13센트와 94.18센트까지 떨어지면서 이들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가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세계 주요통화에 대한 달러가치의 하락세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날 의회에 출석,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심화됐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경기하강 위험이 여전하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적기에 취할 것이라고 밝혀 연방기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음을 또 한번 시사했다.
미국 중앙은행은 작년 9월 이후 지난 1월 말까지 5차례 걸쳐 금리를 5.25%에서 3%로 2.25% 인하했는데 금융시장은 통화당국이 다음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ECB의 악셀 웨버는 본에서 행한 연설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역내 투자자들이 있다면 이들은 인플레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식품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6년 최고 수준인 4%로 유지하고 있다.
도이치방크 뉴욕의 북미 외환거래 책임자인 러셀 라스칼라는 전날 신용시장의 혼란과 경기둔화가 인플레보다 더 큰 위험요소라는 도널드 콘 FRB 부의장의 발언으로 달러가치 하락세가 심화됐다면서 달러화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 당 102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상품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 시간 외 전자거래에서 온스 당 967.70달러까지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인도분 금값은 이날 정규거래에서 전날 종가에 비해 12.40달러, 1.3% 상승한 온스당 961.3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5월 인도분 은값도 온스 당 19.60달러를 기록, 지난 198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과 은값은 인플레에 대한 위험회피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 들어서만 각각 30%와 15% 급등했다.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 밤 전자거래에서 사상 최고가인 배럴 당 102.08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날 종가에 비해 1.24달러, 1.2% 하락한 배럴 당 99.64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에너지부가 내놓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3억850만배럴로 32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 인도분 밀 가격은 이날 하락제한폭까지 떨어진 이후 급등세로 돌아서 상승제한폭인 11%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인 부셸 당 13.495달러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5월 인도분 밀 가격은 12시58분 현재 22.5센트, 1.9% 상승한 부셸 당 12.3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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