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북미‘음악외교’전세계 주목
미국 문화의 상징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갖고 ‘음악외교’를 펼쳤다.
음악감독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은 현지시간 26일 오후 6시 동평양대극장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 등 작품을 연주한 뒤 앙코르 곡으로 한민족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뉴욕 필하모닉은 이날 공연 시작 전 북한과 미국 국가를 연주, 북한 땅에서 사상 최초로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울려 퍼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북한과 미국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성사된 ‘합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 북미 관계와 동남아시아 평화 정착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앞서 한인단원 8명을 포함한 뉴욕 필하모닉 연주자들과 가족, 후원자, 각국 취재진 등 268명은 현지시간 25일 오후 3시45분 아시아나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송석환 북한 문화성 부상 겸 조선예술교류협회 회장과 김종식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공항에서 환영을 받은 로린 마젤 음악감독은 “우리는 (북한과) 바깥 세계를 연결시켜 주는 구명줄”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양각도호텔에 여장을 풀었으며 저녁에는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뉴욕 필하모닉을 환영하기 위해 열린 ‘평양시 예술인들의 공연’을 관람한 뒤 송석환 부상이 양각도호텔에서 개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한편 뉴욕 필하모닉은 평양 공연을 마치면 서울 공연을 위해 27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특별기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역사적인 평양 공연길에 나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환영을 위해 25일(현지시간)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열린 북한 예술인 공연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로린 마젤 뉴욕필 상임지휘자, 송석환 북한 문화성 부상, 폴 귄터 뉴욕필 이사장. <뉴욕타임스>
한인단원 8명 ‘동족의식에 가슴 찡’
부모님 고향, 북한동포들 마음의 문 활짝 열었으면
뉴욕 필하모닉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은 한인 단원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우리와 공통점이 너무 많아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평양에 도착하면서 우쭐하기도 했지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뉴욕필 제2 바이얼린 부수석인 리사 김(한국명 은수)씨의 소감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초·중학교를 다닌 후 15세 때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했다.
김씨는 “평양 공연을 간다는 말을 듣고 부모님께서 ‘그런 역사적인 이벤트에 참여하는 네가 자랑스럽다’며 ‘좋은 경험하는 것이니 많이 느끼고 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제가 평양 공연에 나선 것은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문화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깊은 연주와 음악이 북한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고 마음을 열게 하는 첫 발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필의 이번 역사적인 평양 공연에는 부악장인 미셸 김(한국명 미경)씨와 함혜영, 권수현, 김명희, 리사 김(한국명 지혜), 장민영, 에일린 문씨 등 모두 8명의 한국계 단원들이 포함됐다.
역시 바이얼린을 연주하는 권수현씨는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그러나 부모님께서 ‘시대가 바뀌었으니 잘 구경하고 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권씨는 무엇이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가본 적도 없었고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라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1995년 서울대를 다니다가 미국 줄리아드 음대로 유학했다.
부악장인 미셸 김씨는 평양 도착 소감을 묻는 질문에 “와 보지 않은 곳이라서 묘한 기분이 든다”며 “워낙 커튼에 가려져 있던 나라여서 신비하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함혜영씨는 “부모님들이 모두 평양에서 태어났다.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며 “평소 북한 음악학교 학생들을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셸 김 부악장
리사 김씨
함혜영씨
김명희씨
김지혜씨
에일린 문씨
권수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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